
공소청법과 중대범죄수사청법이 지난 20일, 21일 잇달아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대한민국 형사사법 체계가 근본적인 재편을 맞았다. 오는 10월 2일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수사는 중수청과 경찰이, 기소는 공소청이 맡는 완전한 수사·기소 분리 체제가 법제화됐다. 검찰 견제라는 개혁의 명분을 앞세워 더불어민주당 강경파가 당·정·청 협의 과정에서 정부안을 상당 부분 변경해 검사의 핵심 권한과 수사 개입 여지는 훨씬 더 좁아졌다. 정부안과 국회에서 최종 처리된 법안을 비교해 핵심 쟁점을 Q&A로 정리했다.
▷검사의 역할이 어떻게 바뀌나.
우선 영장 집행 지휘권이 사라졌다. 공소청법 정부안 제4조 제2호는 ‘영장 청구·집행 지휘’를 검사 직무로 명시했다. 그러나 최종 통과된 공소청법 제4조 제2호는 ‘영장 청구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으로만 규정해 ‘집행 지휘’가 삭제됐다. 공소청 검사는 경찰과 중수청이 작성한 기록만 검토한 뒤 법원에 영장을 청구할 수 있을 뿐 수색, 체포 같은 강제수사 현장을 지휘할 수단이 사라진 것이다. 형사소송법에는 영장 집행 지휘 조항이 여전히 남아 있어 법령 간 충돌 논란이 불가피하다.
▷특사경 지휘권과 警수사 중지 명령권은.
둘 다 삭제됐다. 정부안 제4조 제4호는 ‘특별사법경찰관리 지휘·감독’을 검사 직무로 명시했으나 최종안에서 통째로 삭제됐다. 전국 2만여 명 특사경 중 79%가 행정 업무를 겸하고 10명 중 8명이 경력 3년 미만인 현실에서 전문성 부족과 부실 수사 통제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사법경찰관리(경찰)와의 ‘협의·지원’ 조항(제4조 제3호)은 유지됐다. 경찰 수사 통제와 관련해선 정부안 제62조가 지방공소청장에게 부당 수사에 대한 수사 중지 명령·직무배제 요구권을 부여했으나 이 역시 최종안에서 전면 삭제됐다.
지방 부패 사건에서 경찰과 정치권이 유착했을 때 이를 제동할 기제가 없어졌다는 게 검찰의 지적이다.
▷공소청이 중수청을 어떻게 견제하나.
중수청법 정부안에는 중수청이 수사를 개시할 때 공소청에 통보하도록 한 조항이 있었다. 그러나 민주당이 당·정·청 논의 과정에서 이를 삭제했다. 공소청 검사는 중수청이 사건을 송치하기 전까지 수사 내용을 전혀 알 수 없다. 중수청 송치 사건에서 추가 범죄 사실이 발견돼도 검사가 별도 입건을 요청할 수단도 없다.
▷검사를 파면할 수도 있다는데.
검사 징계에 파면을 추가하고, 정치 관여죄(5년 이하 징역·자격정지)를 신설했다. 근무성적 평정에 무죄율과 항고 인용률도 반영했다.
▷중수청은 무엇을 수사하나.
중수청은 행정안전부 장관 소속 기관으로 설치된다. 기존 검찰은 부패, 경제범죄 2개 분야에 한해 직접 수사를 개시할 수 있었으나 공소청법 시행과 함께 이 권한은 전면 폐지된다. 수사 중인 사건은 소관 수사기관에 이송하되 공소시효가 임박한 사건 등은 90일 이내에 수사를 마무리해야 한다. 대신 중수청이 부패, 경제, 방위산업, 마약, 내란·외환, 사이버범죄 등 6대 범죄 수사를 전담한다. 이른바 법왜곡죄 사건과 공소청·경찰·공수처·법원 공무원이 재직 중 저지른 범죄도 수사 범위에 포함됐다. 중수청 수사관은 특정직 공무원으로 1~9급의 단일 직급 체계를 갖는다.
▷기존 검찰청 직원은 어디로 재배치되나.
정부안은 검찰청 검사와 직원을 공소청으로 자동 전환하는 것으로 규정했다. 그러나 최종안 부칙 제7조는 ‘중수청 등 다른 국가기관의 공무원으로 임용할 수 있다’는 단서를 추가했다. ‘등’이라는 표현 때문에 경찰, 공수처 등 어느 기관으로도 재배치가 가능한 구조가 됐다. ‘본인의 의사 존중’이라는 표현이 모호해 강제 발령도 가능하다는 해석과 함께 위헌 소지 논란도 제기된다.
▷향후 최대 쟁점인 보완수사권 논의는.
정부안에도, 최종안에도 보완수사권 조항은 없다. 현행 형소법 197조의 2에서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권이 살아 있는 상태다. 민주당 내 강경파는 형소법 개정을 통한 폐지를 주장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은 예외적 보완수사권은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당정 간 이견이 있다. 민주당은 6월 지방선거 이후 형소법 개정 논의를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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