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회사 이사회는 무슨 역할을 해야 하고, 그 구성원으로 어떤 인사가 영입되는 게 바람직한가. 교과서적인 답은 ‘경영진의 경영 판단을 감독하고 지원해 그룹 전체가 설립 및 존속 목적에 부합하도록 하는 것’이다. 비금융회사와 기본적으로 다를 게 없고 사업 내용과 그룹 경영 형태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최근 금융지주 이사회 내 교수 비중이 과도하다는 비판은 주로 이사회가 “경영에 충분히 기여하고 있느냐”는 관점에서 제기된다. 이는 ‘경영활동에 수반되는 리스크 관리’라는 이사회의 본래 기능을 오해할 소지가 존재한다. 금융지주는 일반 제조업이나 정보기술(IT) 기업과 달리 자기자본 대비 과도한 레버리지를 활용하고 시스템 리스크를 동반하는 사업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 때문에 금융지주 이사회의 1차 책무는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를 제시한 뒤 그를 실행하기보다 기존 사업의 리스크를 관리하는 데 있다. 이렇게 본다면 이사회에 후자가 아니라 전자에 밝은 현업 전문가 출신이 많은 게 오히려 혼란을 가져올 ‘위험’이 있다.
이사회의 역할은 기본적으로 경영진의 경영 실패가 발생하는 것을 막는 일이다. 이사회가 경영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그 구성이 어떻게 돼야 할지도 자못 분명해진다. 이사회는 실행뿐 아니라 구성 자체로도 의미가 있는 조직이다. 이사회 구성은 구성원 선택이 어떤 환경과 리스크 인식을 전제로 이뤄졌는지가 핵심이다. 구성원 선택의 논리가 일관되고 설명 가능할 때 지배구조에 대한 신뢰도 형성된다.
금융지주의 경영 환경은 경기 국면, 금리 수준, 규제 강도, 정치적 변수 등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화한다. 이사회에 요구되는 역할도 마찬가지다. 이사회 구성을 고정된 모델로 설정하기보다 경영 환경과 리스크 구조 변화에 맞춰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개선해야 한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금융지주 이사회 개혁도 이사회가 경영진을 통제해 경영을 더 잘하게 하기보다 경영 판단의 오류나 의문스러운 사업 방향에 대해 구조적으로 통제하는 데 목표를 둬야 한다. 이에 따라 특정 전문성을 보유한 이사의 비율을 정해놓고 그에 맞춰 인력을 충원하려고 애쓸 것이 아니라 이사회 구성이 현재의 경영 환경과 리스크 관리에 적합한지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개선해 나가는 게 더 효율적이다.
최근 일부 금융지주에서 이 같은 시도가 나타났다. 과거 이사회 구성의 적정성이 형식적 요건 충족이나 정기공시를 통한 설명에 머무르는 데 그쳤다면, 이제는 이사회 구성의 논리와 기준, 그리고 변화하는 경영 환경과의 적합성을 면밀하게 따져보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가령 신한금융 산하 신한은행은 최근 이사회 구성을 구조적 리스크 관리 체계에 편입한 데다 인선 원칙과 변화 필요성 등을 외부 이해관계자에게 비교적 명확하게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변화가 특정 금융지주에 한정된 것은 아닐 것이다. 이사회 구성을 지속적인 리스크 점검 대상으로 보고 이를 알리려는 시도는 지배구조 개선과 같은 맥락이다.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