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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앞두고 커진 정책 변동성…재건축 단지 "건설사 출신 모셔라"

입력 2026-03-22 18:06   수정 2026-03-23 00:20

‘토박이’. 과거 재건축·재개발 사업 조합장 선거에서 빠지지 않은 단어다. 지역 이해도 및 조합원과의 친분을 토대로 한 갈등 조정 능력을 강점으로 앞세웠다. 최근에는 기류가 달라졌다. 복잡한 인허가 절차, 자재비 인상 등으로 도시정비 분야 전문성을 내세운 ‘업계 출신’ 조합장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2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재건축이 진행 중인 서울 서초구 방배5구역의 김만수 정비사업조합 조합장은 DL이앤씨에서 30년 넘게 근무하며 기획·주택·마케팅을 두루 거친 전문가다. 이 구역은 올 9월 ‘디에이치 방배’(3064가구)로 탈바꿈한다.

서울 송파구 가락삼익맨숀(1531가구) 이보근 조합장은 대우건설 출신이다. 서울 강남구 대치우성1차·쌍용2차아파트(1324가구) 재건축은 삼성물산 건설부문에 몸담았던 전영진 조합장이 이끌고 있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업계 빠꼼이’의 강점이 더욱 커졌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정책 환경이 급변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해서다. 한 재건축 추진 단지 준비위원회 관계자는 “공사안이나 인허가 단계의 위험 요소를 파악하는 데서 업계 출신 조합장의 전문성이 빛을 발한다”며 “서울시장 선거로 정책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는 이런 노하우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시공사에도 이점이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업계 출신 조합장과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시공사에 마냥 부담되는 일은 아니다”며 “공사비 인상이 불가피할 경우 그 내용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도출하기가 쉽다”고 했다.

조합이 내홍 끝에 전문성 있는 조합장을 ‘구원투수’로 투입하기도 한다. 은평구 대조1구역(2451가구)이 대표적이다. 이곳은 조합 내부 갈등으로 2024년 공사 중단까지 겪었다. 이후 대우건설 임원 출신 진재기 조합장이 선출됐다. 사업이 정상화돼 지난달 ‘힐스테이트 메디알레’로 분양을 마쳤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재건축·재개발은 사업 기간이 길고 대외 환경 변수가 많아 조합장이 바뀌는 일이 적지 않다”며 “조합원 동의율이 중요한 초반에는 주민 출신 조합장이, 공사비 협상이나 행정 대응력이 중요한 중·후반에는 업계 출신 조합장이 맡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 출신 조합장의 단점도 있다. 한 재건축 조합장은 “조합원이 초록은 동색이라며 시공사, 협력업체와의 유착 가능성에 대한 근거 없는 의구심이나 불안감을 키울 때도 있다”며 “업계 출신일수록 원칙을 더 엄격하게 지키고 정보도 투명하게 공유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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