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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프타 재고 3주 뒤 바닥…플라스틱·건자재 생산 중단 위기

입력 2026-03-23 17:31   수정 2026-03-23 19:59

LG화학의 나프타분해설비(NCC)인 전남 여수 2공장이 가동을 중단한 것은 2021년 상업 운전을 시작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국내 10대 NCC설비 중 전면 셧다운을 선언한 첫 사례다. 여천NCC도 여수 프로필렌 전용 공장(OCU) 가동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인한 나프타 공급 대란이 ‘도미노 셧다운’을 불러일으킬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정부는 비축유 방출 및 나프타 수출 금지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 ‘나프타 대란’ NCC가 멈췄다
LG화학은 여수 2공장 가동을 중단했다고 23일 공시했다. 여수 2공장은 연간 에틸렌 80만t과 프로필렌 40만t 등 기초유분을 생산한다. LG화학에서 운영하는 대산공장, 여수 1공장에 이어 2021년 상업 운전을 시작한 신형 설비다. LG화학 연간 에틸렌 생산량(330만t)의 24%를 차지했다.

LG화학이 2공장 문을 닫은 것은 나프타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어서다. LG화학은 NCC 가동에 필요한 나프타의 약 50%를 여수 GS칼텍스에서 조달한다. 나머지 절반은 일본 미쓰이물산 등에서 수입한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NCC는 일시적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더라도 설비 재가동에 들어가는 비용을 고려해 가동률을 60% 이상 유지한다”며 “전면 셧다운에 들어간 것은 원료 확보 차질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국내 정유업계는 당분간 원유 수급이 불확실하다는 판단에 따라 NCC 업체에 공급하는 나프타 물량을 조절하고 있다.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장기화하며 NCC 업체가 해외에서 나프타를 직접 구하는 길도 좁아졌다.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에서 가동 중인 NCC 10곳의 나프타 재고를 3~4주일 치로 추산하고 있다.

여수 2공장 가동 중단은 다운스트림 전반의 가동률을 끌어내릴 전망이다. 2공장에서 생산한 에틸렌, 프로필렌 등 기초유분은 파이프라인을 따라 LG화학 산하 석유화학 제품 공장으로 보내진다. LG화학은 이를 통해 폴리에틸렌과 폴리염화비닐 등을 생산한다. 플라스틱 용기, 건설자재 등의 소재다.

국내 주요 NCC 업체인 여천NCC도 여수 프로필렌 전용 공장 가동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간 14만t 규모 프로필렌 공정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 “비축유 방출…나프타 수출 제한”
업계에서는 NCC와 5월 원료 공급분 계약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이번주를 데드라인으로 보고 있다. 이란 전쟁 이전 체결된 3~4월 공급계약 이후 전쟁 상황이 반영된 첫 계약이어서다. 울산 지역 다운스트림업계 관계자는 “NCC 업체들의 나프타 재고가 바닥나는 4월 중순부터 연쇄 셧다운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에 5월분 에틸렌 조달 계획을 다시 짜고 있다”고 했다.

산업통상부는 이날부터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끝날 때까지 중동 에너지 수급 상황에 관한 일일 브리핑을 열기로 했다. 정부가 아랍에미리트(UAE)산 대체 물량 2400만 배럴을 확보했고, 4월 중순께 비축유 방출도 계획한 만큼 나프타 수급에 특별한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양기욱 산업부 자원안보실장은 “비축유 방출 시 생산되는 나프타를 국내로 돌리고, 수출 제한, 긴급 수급조정 명령을 발동하면 가동 중단 위기 시점을 4월 말이나 5월까지 충분히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러시아산 나프타 등 중동이 아닌 대체 수입처에서 나프타를 구입할 때 비용을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시욱/노유정/김대훈 기자 siook9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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