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내부 경선이 네거티브 공방으로 치달으며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에 힘입어 ‘당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인식이 당내에 확산하자 본선보다 치열한 예선을 뚫기 위한 후보 간 난타전이 연일 격해지는 모양새다.
당내 격전지 중 하나인 서울시장 경선에서는 ‘도이치모터스 후원’ 논란이 불붙었다. 23일부터 이틀 동안 이어지는 서울시장 예비경선에서 박주민 후보는 정원오 후보가 지난해 5월과 9월 도이치모터스가 후원하는 성동구청장배 골프대회에 참석한 것을 강하게 문제 삼았다. 박 후보는 이날 BBS 라디오에 출연해 “도이치모터스는 대주주이자 임원이 직접 나서 주가를 조작해 시민들을 피눈물 흘리게 한 기업”이라며 “그런 기업이 후원·협찬하는 행사에 참석하는 것이 민주당 선출직 공직자로서 도덕적 감수성에 맞느냐”고 직격했다. 박 후보 측은 정 후보가 골프대회에 참석해 퍼팅 자세를 취하는 뒷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하면서 “정 후보가 내빈으로 참석했다고 했지만 실제 라운딩에 참여해 골프를 친 것으로 보인다”며 “(골프대회가 열린) 지난해 9월 30일은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온 나라가 비상 상황이었다”고 했다.
정 후보 측 박경미 대변인은 전날 “당내 경선에 국민의힘이 제기한 도이치모터스 후원 의혹을 정략적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과거 이 대통령과 성남FC 후원을 엮은 국민의힘 행태의 데자뷔”라며 “네거티브의 늪이 아니라 정책의 광장으로 나아가겠다”고 맞섰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경선은 고발전으로 비화했다. 지난 20일 예비경선 결과 발표 이후 SNS를 중심으로 확인되지 않은 득표율과 순위 문건이 유포된 것이 발단이다. 민형배 후보 측은 “허위 득표율 문자가 80여 개 단체 대화방에 조직적으로 유포된 정황을 포착했다”며 유포 의심자 7명을 경찰과 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하겠다고 했다. 신정훈 후보 측은 민 후보 지지자들이 배포한 카드뉴스를 문제 삼으며 당 선관위에 맞고발했다. 신 후보 측은 “민 후보 지지자들이 ‘예비경선 통과 감사합니다’라는 제목의 카드를 제작해 마치 33.4%의 압도적 지지를 받은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며 “유권자를 현혹하고 승세를 굳혔다는 심리적 효과를 노린 불법 선거운동”이라고 비판했다.
기초단체장급에서도 파열음이 일고 있다. 성남시장 선거에 도전했던 김지호 당 대변인은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지낸 김병욱 전 의원이 단수공천되며 경선에서 배제됐다. 이에 반발한 김 대변인은 이날 여의도 당사 앞에서 1인 시위를 열고 “언론에 보도된 김병욱 후보 장남의 강남 아파트 매입 과정에서 제기된 이른바 ‘아빠 찬스’ 의혹과 12억원 규모의 자금 출처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며 “재심위원회가 공천의 공정성과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판단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아들이 집을 살 때 일정 부분 공증을 받고 대출을 해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서울시장, 내달 18일 원샷 경선…오세훈·박수민·윤희숙 3파전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23일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한 당내 반발에 맞서 “아픈 길을 가야 산다”고 했다. 주호영 국회 부의장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컷오프’(공천배제)한 결정을 번복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힌 것이다. 장동혁 대표가 이를 수용할 방침을 밝히면서 당내 갈등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SNS에 “지금 우리 당은 위기가 아니라 생존의 갈림길에 서 있다”며 “이 상황에서 관례대로, 순서대로 공천하면 현상 유지이고, 결국 공멸이라고 판단했다”고 적었다. 컷오프된 예비후보들의 반발이 커지는 것과 관련해선 “재건을 위한 불가피한 진통”이라고 주장했다.
장 대표도 공관위의 결정을 수용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이날 국회 행사 뒤 기자들과 만나 “대표로선 공관위 결정을 존중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선거, 경선을 치르고 공천하다 보면 당을 위해 희생이 필요할 때도 있다”며 “지선 승리를 위해서는 좀 생각이 달라도 당을 위해 필요한 희생이 있으면 서로 희생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9명의 후보가 난립한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은 남은 6명의 후보자 중 토론회와 예비경선을 거쳐 2명의 본경선 후보를 선정하고, 본경선에서 최종 후보를 선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전날 공천에서 컷오프 된 주 부의장과 이 전 위원장은 연이틀 반발했다. 주 부의장은 이날 자신의 SNS에 “장 대표가 이정현 공관위원장의 무도하고 비상식적인 결정을 바로잡지 못한다면 더는 국민의힘 대표 자리에 있을 자격이 없다”며 “원칙 없는 공천을 방치하는 대표라면 그 직을 내려놓는 게 마땅하다”고 장 대표를 공격했다. 이 전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공관위는 제가 컷오프된 이유를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해줘야 한다”며 공관위에 컷오프 결정을 재고하고 경선을 시행하라고 요구했다. 당 안팎에선 공천 관련 잡음이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공천 관련 당내 잡음이 지속되면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9~20일 전국 18세 이상 1005명을 대상으로 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이 53.0%, 국민의힘이 28.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국민의힘은 3주 연속 하락해 지난해 7월 5주차(27.2%) 이후 약 7개월 만에 20%대로 떨어졌다.
한편 국민의힘 공관위는 이날 서울시장 후보 경선이 오세훈 서울시장, 박수민 의원(초선·서울 강남을), 윤희숙 전 의원 등 3파전으로 치러진다고 밝혔다. 이상규 전 성북을 당협위원장, 이승현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김충환 전 서울 강동구청장 등 3명은 컷오프됐다. 토론회는 다음달 10일까지 두 차례 진행되고, 이후 11~15일 본경선 선거 운동을 한다. 이어 같은 달 16~17일 본경선을 치러 18일 최종 후보를 선출한다.
최형창/이슬기 기자 calling@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