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총부채는 2021년 4분기 5500조원, 2023년 4분기 6000조원을 넘어서며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정부부채 증가세가 가팔라졌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정부부채는 1년 전에 비해 9.8% 증가하며 가계(3.0%)와 기업(3.6%)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불어났다. 재정을 통한 경기 진작에 적극 나선 영향이다.
경제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부채가 증가할 수 있다. 문제는 속도다. 국제금융협회(IIF) 기준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지난해 4분기 말 48.6%로, 1년 만에 5.0%포인트 급등하며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주요 선진국보다 절대수치는 낮다고 하지만, 단기간에 급등한 것은 정상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더구나 가계부채 비율(89.4%)은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이고 기업부채 비율(110.8%)도 전년보다 높아졌다.
경제주체 모두 빚에 기대는 구조에선 외부 충격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중동 사태 여파로 원·달러 환율은 1510원을 넘어섰고,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여전하다. 25조원 규모 ‘전쟁 추경’은 정부 재정정책 방향을 가늠할 시험대다. 늘어난 세수로 충당한다지만, 대규모 재정 투입은 물가와 환율 상승 압력을 키울 수 있다. 이미 올해 727조9000억원 규모 슈퍼예산을 집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무리하게 확대하기보다는 신중하게 최종안을 마련해야 한다. 취약계층과 수출기업·소상공인 등에 대한 핀셋 지원 원칙을 지키고, 재정건전성도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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