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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에너지 시장 정상화에 최소 4개월 걸릴 것"

입력 2026-03-23 22:43   수정 2026-03-24 02:12


중동 전쟁이 끝나도 세계 에너지 시장이 정상화하려면 적어도 4개월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중동에 집중해 온 글로벌 석유회사들은 올해 매출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2일(현지시간) “에너지 시장이 정상화한다는 의미는 걸프 지역 에너지 생산국이 에너지 생산량을 전쟁 전 수준으로 회복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선 선박은 원유 등을 해외 정유소로 수송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보도했다.

최근 걸프 지역 산유국은 중동 전쟁 등의 영향으로 원유 생산량을 이전보다 하루 1000만 배럴 줄였다. 글로벌 생산량의 10%에 달하는 규모다. 이렇게 줄어든 생산량을 정상으로 되돌리려면 설비 점검 등에 2~4주가 걸린다.

액화천연가스(LNG)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전 세계 LNG 공급량의 5분의 1을 담당하는 카타르의 라스라판 시설은 지난 2일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가동이 중단됐다. 라스라판의 피해가 덜한 시설도 운영 재개에 수주가 소요된다. 해외 정유소로 수송하기도 쉽지 않다. 현재 페르시아만에 갇힌 선박은 480여 척이다. 이들 선박도 전쟁 중단 후 안전을 확인하고 움직이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정유 과정 정상화에도 시간이 걸린다. 원유 부족으로 가동을 중단한 아시아 정유사의 총처리량은 이전보다 8% 감소해 하루 300만 배럴 정도로 알려졌다. 공장을 재가동하기 위해선 설비 오버홀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수주에서 수개월이 필요하다. LNG 재기화 시설도 마찬가지다.

항만과 설비 피해 복구, 전쟁 보험료 급등 등으로 원유 운송 정상화를 위한 수반 작업에도 시간이 걸린다. 부두나 하역 설비 수리는 보통 수개월이 소요된다. 다른 지역으로 대피한 유조선이 중동으로 돌아오는 데 최대 90일이 걸릴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요인 등을 고려하면 글로벌 에너지 시장 정상화에 최소 4개월이 걸릴 것”이라며 “정상화되더라도 올해 글로벌 석유 생산량은 당초 목표 대비 약 3% 감소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카타르가 지금 당장 LNG 생산을 다시 시작해도 올해 생산량은 수요 대비 4% 부족할 전망이다.

중동 전쟁으로 글로벌 석유기업이 수십억달러의 매출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지난 10년 동안 미국과 유럽의 글로벌 석유기업은 새로운 유전 탐사를 줄이는 대신 중동 산유국과의 파트너십에 더욱 집중해 막대한 이익을 얻었다”며 “이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더 크게 노출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했다. 실제로 이번에 심각한 피해를 본 카타르의 ‘펄 GTL(가스 액화)’ 시설의 플랜트 지분 100%는 영국 셸이 보유했다. 약 200억달러가 투입된 이 플랜트는 천연가스를 액체 석유제품으로 전환하는 세계 최대 규모 시설이다. 복구엔 1년 안팎의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전체 원유·가스 생산량의 약 5분의 1을 중동에서 얻고 있는 미국 엑슨모빌도 라스라판의 천연가스 시설에 문제가 생기면서 올해 약 50억달러의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시설 복구에 최대 5년이 걸릴 수 있다는 게 카타르 국영 카타르에너지의 추정이다. 미국 셰브런 역시 이스라엘 연안에 대형 가스 시설을 갖고 있는데, 중동 전쟁 발발 이후 이 시설 가동을 중단했다. 미국 코노코필립스도 카타르 가스 자산에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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