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오르기 직전 증권사가 갑자기 제 주식을 팔았습니다. 장기보유를 하려던 종목인데 증권사가 파는 바람에 손실이 커졌습니다."
A씨는 최근 개장 시점에 증권사가 자신의 보유 주식을 대거 매도한 것을 확인한 뒤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넣었다. 신용융자로 거래한 주식이 '반대매매'된 것인데, 이 주식은 개장 후 상승했다. A씨는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반대매매로 인해 놓쳤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금감원은 이 민원에 대해 "반대매매가 손실의 직접적 원인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회신했다. 금감원은 "증권사는 장 개시 동시호가 때 시장가로 반대매매 주문을 접수한다"며 "반대매매 후 주가가 상승했다는 것은 사후 결과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신용융자 잔고는 32조3605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스피가 21조7436억원, 코스닥이 10조6169억원이었다. 종목별로 보면 삼성전자가 2조9813억원, SK하이닉스는 2조1045억원으로 많았다.
신용융자는 최근 코스피지수가 급격히 오르는 가운데 함께 증가했다. 전체 신용융자 규모는 올해 초(1월2일) 26조9612억원 대비 20.0% 늘었다. 지수가 5000을 뚫고 6000까지 빠르게 넘어서면서 중장기적인 상승 기대가 커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이후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주가 변동성이 크게 높아지면서 반대매매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신용융자로 주식을 매수한 뒤 주가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하락하면 증권사가 반대매매를 통해 빌려준 돈을 회수하게 된다. 주가가 더 폭락하면 개인의 증거금과 주식 담보를 더해도 처음에 빌려준 금액에 미달하기 때문에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담보로 잡은 주식을 시장에 내다 파는 것이다. 단기 급락이 나타나 담보 비율을 맞추지 못할 경우 대량 매도가 벌어지는 식이다.
B씨는 담보부족금액이 201만원 수준이었는데, 이보다 15배가량 많은 3000만원어치 이상의 반대매매가 이뤄졌다고 민원을 제기했으나 이는 증권사가 전일 종가 대비 30% 할인된 가격으로 반대매매 수량을 산정하도록 한 규정을 숙지하지 못한 탓이었다.
C씨는 "주식을 일부 매도해 담보비율을 충족했는데도 반대매매가 이뤄졌다"고 항변했으나, 매도 직후 장중에 담보비율을 일시적으로 충족했다가 장 마감 시점에 비율을 하회한 사례였다. 반대매매에 대해 아예 사전 안내를 받지 못했다는 투자자도 있었지만 본인이 안내 번호를 차단해 수신하지 못한 경우였다.
반면 반대매매 관련 업무 처리 과정에서 증권사의 과실이 있었던 사례도 일부 있었다. D씨는 반대매매 실행에 앞서 매도 순서를 바꿔달라고 요청했으나 증권사가 잘못 처리해 매도를 원치 않은 종목이 매도됐다. 금감원은 이를 증권사 과실로 인정했다. 상담직원의 안내에 따라 국내주식을 매도하고 해외주식을 매수했다가 담보비율이 하락해 손해를 본 경우도 안내 과정의 과실로 판단했다.

금감원은 또 신용융자의 이자율 부과 방식이 증권사마다 상이해 주의가 필요하다는 설명도 내놨다. 신용거래 종료 시점의 금리를 소급하는 '소급법'과 신용매수 시점부터 상환시점까지의 기간을 세분화해 기간별 금리를 적용하는 '체차법'의 적용 이율을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기간에 따라 이자율이 증가하는 방식의 경우엔 체차법이 더 유리한 것으로 분석됐다. 금감원은 또 일부 증권사는 비대면 개설 계좌에 대해 높은 신용융자 이자율을 부과하고 있다는 점도 확인해야한다고 당부했다.
금감원은 "금융투자상품 관련 분쟁사례 및 투자자 유의사항을 적시에 안내할 계획"이라며 "필요시 제도 개선을 통해 투자자 보호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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