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통제권, 핵심 변수로 부상

입력 2026-03-24 18:05   수정 2026-03-25 01:37

미국과 이란의 평화 협상에서 호르무즈해협이 중요 변수로 떠올랐다. 양국이 해협 통제권을 휴전 조건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언론 채널12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이란은 호르무즈해협의 완전한 통제권을 전쟁 종료의 공식 조건으로 내걸었다. 채널12는 “호르무즈해협을 이란의 실질적 통제하에 두는 새로운 관리 체계를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통제권을 보장받기 위해 중동 내 미군 기지의 전면 폐쇄와 전쟁 피해에 대한 금전적 보상을 요구 목록에 포함시켰다.

같은 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호르무즈해협 통제권을 관할하겠다고 나섰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아마도 나와 다음 아야톨라(이란 최고지도자)가 호르무즈해협을 함께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호르무즈해협 통제권 확보를 주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28일 미국이 처음 이란을 공격할 때 호르무즈해협은 전쟁 목표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란이 휴전을 위해 제시한 세 가지 조건에도 호르무즈해협과 관련된 내용은 없었다.

두 나라가 갑자기 호르무즈해협을 관할하겠다고 나선 것은 이번 전쟁을 통해 이 지역의 전략적 가치가 크게 부각됐기 때문이다. 세계 에너지의 20%를 책임지는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세계 에너지 위기로 이어진다는 것이 증명됐다. 특히 세계 제조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한국과 중국, 일본 공급망을 위협해 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을 높일 수 있다.

외교가 관계자는 “이란 입장에서는 언제든 호르무즈해협을 폐쇄할 수 있다는 능력을 확인시킨 것이 이번 전쟁의 가장 큰 성과”라며 “이스라엘 등의 공격이 재연될 때 대응할 수 있는 카드로 확보해 두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동 관할’ 시스템 확립을 통해 이란의 이 같은 시도를 제어하고, 추후 중국 견제 등에 활용하려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관세처럼 호르무즈해협에 통행료를 부과해 미 정부의 세수를 늘리려 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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