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의 끈질긴 요청에도 거절…해외서 대박난 수세미

입력 2026-03-26 08:00  


“다이소가 상품을 납품해달라고 여섯 번이나 문을 두드렸지만 단가를 도저히 맞출 수 없어 거절했죠.”

충북 음성에 본사와 공장을 둔 수세미 제조기업 인산의 정허헌 대표(63·사진)는 25일 인터뷰에서 “단가를 낮춰 품질을 떨어뜨리기보다 고품질로 승부해 해외 시장을 두드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30년간 수세미 하나만 바라보며 여러 위기 속에서도 꿋꿋이 사업을 지켜오고 있다. 정 대표가 수세미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89년 일본 유학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희대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건너간 그는 스펀지, 폴리에틸렌 폼 등 합성수지를 활용한 완충 포장 기술을 도입하려는 한 국내 기업인의 통역을 맡았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관련 기술을 접하고 당시 경험에 기반해 1996년 수세미 사업에 뛰어들었다.

전환점은 2년 차에 개발한 ‘무기 항균 수세미’였다. 정 대표는 “수세미는 한두 번 쓰고 버리는 제품이 아니라 오래 사용하는 만큼 항균 성능이 지속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기 항균제는 물에 닿으면 성분이 빠져나가 항균력이 떨어질 수 있지만 무기 항균제는 물과 열에도 쉽게 변하지 않아 효과가 오래 유지된다. 물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수세미의 특성상 무기 항균제가 더 적합하다는 얘기다. 정 대표는 “3M을 포함한 대부분의 수세미 업체가 유기 항균제를 사용하는 데 비해 우리는 무기 항균제를 적용해 차별화를 꾀했다”고 설명했다.

독보적인 기술력을 확보하기까지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글로벌 기업 출신 엔지니어를 영입했지만 예상과 달리 ‘허당’이었다. 납품이 지연되자 엔지니어는 3개월 만에 회사를 떠났다. 결국 정 대표가 스스로 개발에 나섰다. 그는 “하루 두 시간 자며 버텼더니 39세에 신체 나이가 무려 73세라는 판정을 받았다”며 “그때는 극단적인 선택을 고민할 만큼 벼랑 끝에 몰렸다”고 했다.

2019년 들어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규제와 코로나19 여파로 이중고를 겪었다. 일본 수출길이 막히면서 30억원 규모 납품 계약이 무산됐고 팬데믹으로 해상 물류가 올스톱되자 매출이 30%가량 급감했다. 다행히 팬데믹 종료 이후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과거의 약 80% 수준인 연 48억원까지 회복했다.

정 대표는 위기 극복 비결로 해외 진출을 꼽았다. 인도네시아·러시아·말레이시아·스페인 등으로 수출을 넓히며 판로를 다변화했다. 그는 “처음에는 해외 바이어로부터 ‘찬밥’ 취급을 당했지만 크고 작은 전시회에 꾸준히 참여하며 신뢰를 쌓았다”고 했다. 현재 인도네시아가 선정한 생활용품 가운데 최상위권에 포함되며 필립스 등 글로벌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정 대표는 올해를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았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구조에서 벗어나 자체 브랜드 비중을 50%(현 9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그는 “열경화성 레진을 나일론 부직포 시트에 직접 바르는 ‘다이렉트 코팅’ 기술은 세계 1위 수세미 기업인 3M과 우리만 보유하고 있다”며 “기술력을 바탕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여 자립 기반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산은 ‘부탁해요 미스터 살림왕’이라는 상표를 앞세워 오는 28일 네이버 스토어를 통해 신제품을 선보인다.

음성=최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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