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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ADR 상장 시동…"주가 뛸 것"

입력 2026-03-25 17:56   수정 2026-03-26 00:38

국내 증시 시가총액 2위 SK하이닉스가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추진 중인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두고 시장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ADR은 국내 기업 주식을 미국 증권시장에서 달러로 거래할 수 있도록 발행하는 대체증권으로, 사실상 미국에 상장하는 것과 같은 효과다. SK하이닉스는 ADR 상장을 위해 신주 발행을 검토 중이다.

▶본지 3월 24일자 A1, 11면 참조


개인투자자들은 SK하이닉스가 지난달 자사주 12조원어치를 소각한 지 한 달 만에 신주 발행에 나서면 주가에 악재로 작용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한국보다 자본과 유동성이 풍부한 ‘메이저리그’인 미국에 SK하이닉스가 상장하면 기업 가치가 크게 오르는 긍정적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개미들 “지분 희석 우려”
SK하이닉스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ADR 상장을 위한 공모 등록신청서를 비공개로 제출했다고 25일 공시했다. ADR은 국내 주식을 미국 은행에 맡기고, 이를 담보로 미국 시장에서 발행하는 대체증권이다. 미국 투자자가 한국 주식시장에 직접 들어오지 않고도 달러로 ADR을 사고팔 수 있고, 한국 주식으로 바꿀 수도 있다. 이날 SK하이닉스 주가는 미국 시장에서의 기업가치 재평가 기대가 높아지며 장중 ‘100만닉스’를 회복했다가, 전일 대비 0.91% 오른 99만5000원에 마감했다.

주주들의 시선이 마냥 곱지만은 않다. 상장 방식이 자사주 신규 매입이 아니라 신주 발행이라는 점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애초 자사주(2.4%)로 ADR 상장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지만,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회피한다는 지적에 따라 지난달 9일 자사주 12조2400억원어치(2.1%)를 소각했다. 이날 종목토론방에선 “신주가 발행되면 사실상 유상증자처럼 기존 주주들의 지분가치가 희석될 것”이란 우려가 쏟아졌다. 민간단체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도 이날 반대 논평을 내고 “주주 이익 보호라는 개정 상법의 정신에 따라 신주 발행이 아니라 더 나은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ADR 상장을 대체로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다. 단기적인 주식 가치 희석보다 미국 상장을 통한 밸류에이션 재평가 효과가 더 클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그 근거로 드는 게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회사인 TSMC다. TSMC는 1994년 대만 증시에 상장한 지 3년 만인 1997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ADR 형태로 입성했다. 이후 글로벌 반도체 호황을 맞으며 해외 자본을 빨아들였다.

25일 기준 TSMC의 시총 1조4900억달러(약 2234조원) 중 ADR이 차지하는 비중은 20%(약 447조원)이다. 주가순자산비율(PBR)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각각 10.10배, 24.15배로 SK하이닉스(5.70배, 5.32배)를 압도한다. SK하이닉스도 TSMC처럼 ‘큰물’로 가면 몸값을 제대로 인정받는 계기가 될 것이란 설명이다.
◇“저평가된 SK하이닉스, 매력적”
일각에선 외국인 투자금이 ADR에 몰리면 국내 본주가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ADR과 국내 본주 사이의 격차가 발생할 경우 본주의 밸류에이션까지 자극하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며 “신주 발행 예상 규모는 전체의 2.5%(180만 주)로 지분율 희석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전문매체 배런스도 “장외시장이나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SK하이닉스에 간접 투자하던 미국 투자자들이 훨씬 쉽게 더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마이크론보다 저평가된 SK하이닉스에 자금이 일부 이동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는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중장기적 투자를 위해 순현금 100조원 이상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안정적 현금 흐름에도 자사주를 추가 매입하지 않고 신주를 발행한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기준 SK하이닉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4조9423억원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출하 계획에 대해선 “전체 HBM 출하량 목표는 변동이 거의 없다”고 했다.

이선아/박주연/원종환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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