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통합 후폭풍 거세다...인천지역 투자 축소 우려

입력 2026-03-25 18:44   수정 2026-03-25 19:07

국내 공항 운영사 통폐합 이슈가 인천지역에서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다. 지역 시민단체의 반대 성명이 잇따르고 있으며, 유정복 인천시장·박찬대 국회의원·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전 사장 등 정치인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지역에서는 인천공항공사가 한국공항공사 등과 통합이 추진되면 인천 위주의 교육사업, 사회공헌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정치 진영 떠나서 통합 검토는 반대
공항공사의 통폐합 논의는 뜬소문이라고 주장했던 박찬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인천연수구갑)은 24일 인천공항공사 정규직 노조와 간담회를 가졌다.

박 의원은 노조와 간담회를 마치고 나온 자리에서 "인천공항공사 통합이 강행된다면 시민들과 함께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인천국제공항이 인천지역에서 어떤 역할과 위치에 있는지도 확인해줬다. 박 의원은 "영종 인구의 대부분이 인천공항 종사자분들이고, 인천의 지역내총생산(GRDP)의 약 40%가 여기서 나온다"며 "빠르게 사실관계를 확인해서 통합론이 근거나 내용이 분명하지 않다는 점을 계속 설명해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빅 의원은 공항 운영사 통합 검토설이 16일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19일 자신의 SNS에 "보도를 접하자마자 국토교통부 장관과 재정경제부 장관에게 확인했다"며 "정부 내부에서 전혀 논의된 바 없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전 사장은 20일 "박찬대 국회의원은 공항 통합설에 대해 국토부와 재정경제부 장관에게 확인한 결과 근거 없는 억측이라고 말했지만, 국토부는 이달 11일 통합에 대한 의견을 인천공항공사에 물었고 공사는 12일 반대 의견으로 회신했다"며 박 의원의 주장에 대해 정면 반박하기도 했다.

유정복 인천시장도 자신의 SNS에 "재정경제부에서는 공항관리 공공기관 개편안은 전혀 결정된 바 없다고 말하고 있으나, 향후 공항 운영의 효율성과 고객 서비스 품질 제고 가능성 등을 감안해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며 "통폐합은 인천공항의 자산 건전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수십 년간 인천시민과 대한민국이 함께 일궈온 세계적 허브공항의 경쟁력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일이 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인천공항의 통폐합 건에 대해서는 지역의 정치 진영에 상관없이 반대 분위기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의 인천지역 지원 축소 우려
정부가 인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의 통폐합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인천지역 시민들이 반대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인천공항 졸속통합 반대 시민·노동단체 대책위원회와 인천사랑범시민네트워크 등은 18일과 22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항 통합 반대를 분명히 했다. “인천을 죽여 부산을 살리려는 것 아니냐”는 주장까지 나왔다. 통폐합 추진이 ‘부산 가덕도신공항 건설비’ 조달이 주요 목적 아니냐는 의구심을 감추지 않고 있다.

이들은 "공기관 통폐합 논의는 지난해 8월 이재명 대통령이 ‘나라 재정 절약’ 간담회에서 '너무 많아 숫자를 못 세겠더라'라며 추진기획단(TF) 구성을 지시하면서 시작됐다"며 "지역 국회의원들은 발 빠른 대응으로 정부의 통합 논의 백지화에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시민단체와 주민들은 인천공항이 전국 공항공사의 역할을 하게 될 경우 인천지역에 제공해 온 각종 지원의 축소를 우려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인천대교와 영종대교의 통행료 인하를 위한 지원금의 축소나 중단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영종대교 통행료가 6600원에서 3200원으로, 인천대교가 5500원에서 2000원으로 50% 이상 통행료를 할인해주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

만약 한국공항공사 등과 통합되면 전국 공항을 관리하는 공사 입장에서 인천지역 교량에만 통행료를 보전하는 게 지역 형평성 논리에 맞지 않기 때문에 지원액이 예전만 못하게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영종도에 있는 전국 단위 자사고인 인천하늘고에 대한 지원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하늘고는 인천지역 유일의 전국형 자사고다. 인천공항 인근 영종도 지역의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해 공사가 약 490억원을 들여 설립했으며 연간 운영비 누적 지원액만 약 374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3개 공항 운영사가 통합될 경우 지역 형평성 논리에 휘말려 하늘고에만 운영비를 지원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또 인천공항공사 조직의 변화에 따라 지방세 납부액 축소, 공항경제권이나 해외사업 위축, 인천지역 생산유발효과와 고용유발효과의 위축 등 다양한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인천사랑범시민네트워크 관계자는 "인천공항공사를 별도 만든 이유가 대한민국 허브 공항 구축이라는 전략에서 출발했는데, 통합을 논의하는 것은 그것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인천경제자유구역이 지정된 이유 중 하나는 배후에 인천공항이 있기 때문인데, 인천공항의 위상이 추락하면 경제자유구역까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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