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척에 수십만L 쓰는데…조선업 '페인트값 쇼크'

입력 2026-03-27 10:00   수정 2026-03-27 10:46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도료(페인트) 가격이 급등하자 조선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선박 건조에 수십억원어치가 투입되는 페인트 가격이 최대 50% 올라 향후 선가 인상이 불가피해서다.

2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페인트 비용은 일반 상선 기준 전체 자재비의 2~3%로 추정된다. 비중 자체는 높지 않지만, 페인트는 선박 외관을 꾸미는 수준을 넘어 부식 방지와 내구성 확보, 연료 효율 개선 기능까지 담당하는 핵심 자재다.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에는 페인트 약 60만L가 들어가며 금액으로는 2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VLCC보다 더 큰 컨테이너선은 한 척당 들어가는 특수 페인트 비용만 50억원이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조선사들은 통상 선박을 수주할 때 페인트를 포함한 주요 자재를 계약 단위로 선제 확보하고 있다. 선박은 통상 계약을 체결한 뒤 인도하는 데 2~3년이 걸리는 만큼 이미 수주한 물량에 들어가는 페인트는 큰 문제가 없다. 주요 공급처인 KCC와 츄고쿠삼화페인트 등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조달이 이뤄지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 수주하는 물량이다. 국내 페인트 업체들이 공급 가격을 10~55% 올린 만큼 공급 부족이 장기화하면 선가 인상은 불가피해진다. 조선사 관계자는 “앞으로 수주하는 선박에는 원가 상승분을 반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석유화학 원료 부족으로 페인트 가격뿐 아니라 레미콘(시멘트 배합물) 생산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에틸렌 공급 차질이 해소되지 않으면 5월부터 레미콘 공장이 ‘셧다운’(가동 중단)될 가능성도 나온다. 이 경우 건설사는 콘크리트 타설 공사를 할 수 없다.

신정은/안시욱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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