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은 하락, 외곽은 신고가…정책의 역설

입력 2026-03-26 17:47   수정 2026-03-27 00:54

서울 강남구 아파트 가격이 3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반면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서울 외곽 지역은 집값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정부가 다주택자와 강남 집값 잡기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는 과정에서 중산층의 부담은 커지는 역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2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0.06% 상승했다. 미세하지만 지난주(0.05%)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지난 2월 이후 7주 연속 계속된 상승 폭 둔화가 멈춘 것이다.

이번주 집값 상승 폭 둔화를 멈추게 한 지역은 노원구(0.23%)와 구로구(0.20%) 등 외곽지역이다. 성북구(0.17%) 은평구(0.17%) 강서구(0.17%) 영등포구(0.16%) 등도 오름폭이 컸다. 이들 6개 자치구의 공통점은 최대 6억원까지 주택담보대출이 나오는 ‘15억원 이하 아파트’가 몰려 있는 지역이라는 점이다. 중산층이 서울에 진입해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곳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리치고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신고가 396건 가운데 281건(71%)이 15억원 이하였다.

반면 이번주 강남구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17% 내려 3년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와 용산구, 한강 벨트에 속하는 성동·동작구 등 7개 지역은 지난주에 이어 집값 하락세가 이어졌다. 강남 집값을 잡는 정책은 효과를 보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전세 감소, 지금 아니면 집을 살 수 없을 것이란 포모(FOMO·소외 공포), 풍부한 유동성, 입주 물량 부족등이 맞물려 외곽지역 집값을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강남 집값 하락, 외곽지역 상승 현상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과도기적 현상이라는 의견과 지속될 트렌드란 의견이 맞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산층 주거 안정을 위해 내 집 마련에 대한 확신을 갖게 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공분양을 통한 공급과 재개발 재건축이 속도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유정/임근호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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