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걸으며 일본을 제대로 보는 길을 찾다

입력 2026-03-26 20:57   수정 2026-03-27 09:08

한국과 일본의 관계는 과거에서 출발한다. 침략과 식민 지배, 강제징용과 위안부, 독도와 역사 왜곡 등 과거사에서 비롯된 갈등은 반복해서 현재를 흔든다. 그런데도 일본은 한국인들이 가장 자주 찾는 여행지다. 압도적 1위다. 우리는 일본이라는 나라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일본을 걷는 이유>는 바로 이 질문에서 출발한 현장 르포이자 인문 기행서다.



언론인 출신 저자는 2년에 걸쳐 일본 최남단 이부스키에서 최북단 왓카나이까지 과거사 현장을 걸었다. 그 여정에서 역사를 왜곡하는 일본, 전쟁범죄에 침묵하는 일본, 가해 행위를 반성하는 일본, 그리고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움직이는 일본을 동시에 만난다. 책은 자연스럽게 독자들이 일본을 다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기회를 준다.

책은 봄, 여름, 가을, 겨울로 이어지는 구조로 이뤄졌다. 1부 ‘봄_기억과 만남의 시작’에서는 윤동주와 송몽규의 비극적 죽음이 머물러 있는 후쿠오카와 조선 침략의 발현지 히젠 나고야성 터를 찾는다. 2부 ‘여름_전쟁의 길, 평화의 길’은 메이지유신을 이끈 사쓰마 사무라이의 고향이자 일본 근대 산업이 시작된 가고시마에서 시작된다.

3부 ‘가을_기억의 그늘, 시민의 빛’에서는 조선통신사가 남긴 평화와 교류의 흔적이 흐르는 이와쿠니·구레·토모노우라를 따라간다. 4부 ‘겨울_혐오 이후, 미래를 묻다’에서는 조선인을 변호했던 일본인 변호사 후세 다쓰지의 삶을 조명한다.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이 탄생한 에치고 유자와에서는 문학의 서정 속에서 군국주의 일본의 얼굴을 마주한다.



책을 쓴 임병식 작가는 “일본은 가해자이자 피해자이며 전쟁을 미화하는 공간이 있는가 하면 과거를 반성하는 목소리도 공존한다”며 “반일과 친일이라는 이분법적 프레임을 넘어 새로운 시선을 제안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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