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전 가기엔…" 미국, 이란 공격 시나리오 3가지 부상

입력 2026-03-27 08:01   수정 2026-03-27 08:09


미국이 중동에 수천 명 규모의 병력을 추가로 파병할 준비에 나서면서 이란에 대한 군사 행동 가능성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평화 협상 여부를 둘러싼 미·이란 간 엇갈린 입장도 긴장을 키우고 있다.

26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육군 제82공수사단 소속 약 3000명과 해병 원정대 2개 부대를 중동에 추가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해당 병력은 이란 관련 군사 작전을 지원할 예정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증원 규모가 장기적인 지상전이 아닌 제한적·단기 작전에 적합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미국이 실행할 수 있는 군사 시나리오는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된다.

첫 번째는 호르무즈 해협의 핵심 거점인 케슘섬 점령이다. 케슘섬은 페르시아만 최대 규모의 섬으로, 해협의 병목 지점을 통제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다. 특히 이란이 대함 미사일, 기뢰, 드론, 공격용 고속정 등을 지하 터널에 배치해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곳을 장악할 경우 이란의 해상 차단 능력을 크게 약화시킬 수 있다. 동시에 호르무즈 해협의 항로를 안정화하는 데 직접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로 거론된다.

두 번째는 이란 석유 산업의 심장부인 카르그섬 타격 또는 점령이다. 카르그섬은 이란 본토에서 약 24km 떨어진 해상에 있다. 전체 원유 수출의 약 90%가 이곳을 통해 이뤄지는 핵심 인프라다. 이 섬이 타격을 받을 경우 이란의 원유 수출이 사실상 마비될 수 있어 경제적 타격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 경우 이란의 강력한 보복을 촉발할 가능성이 높아 확전 위험이 큰 고위험 시나리오로 평가된다.

세 번째는 이란의 핵 물질을 확보하기 위한 제한적 급습 작전이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보유한 400kg 이상의 재처리 핵 물질을 목표로 한 특수작전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다만 해당 물질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해야 하고, 작전 성공을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병력과 지속적인 통제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현실성은 상대적으로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현재 투입 규모로는 장기 점령이나 심층 작전 수행이 어렵다는 점이 제약으로 지적된다.

백악관의 애나 켈리 대변인은 “병력 배치 관련 발표는 국방부에서 이뤄질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언제든 모든 군사 옵션을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 육군 예비역 중령 다니엘 데이비스는 실제 투입되는 지상 병력이 약 4000~5000명 수준일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이 정도 병력은 특정 소규모 목표를 일정 기간 점령하기에는 충분하지만, 대규모 침공을 위한 수준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미 해군 5함대 사령관 출신 케빈 도네건 예비역 부제독은 “목표는 이란이 해당 섬들을 군사적으로 활용하는 능력을 차단하는 것”이라며 “작전 수행은 가능하지만, 얼마나 빨리 끝낼 수 있는지와 해상 운송을 언제 정상화할 수 있는지가 핵심 변수”라고 말했다.

이란 의회 의장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는 “적의 모든 움직임은 감시되고 있다”며 “선을 넘을 경우 해당 지역의 주요 인프라는 무제한 공격 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루벤 스튜어트 선임연구원은 “현재 병력 구성은 중장기 지상전에 필요한 중장비와 보급 체계 등이 부족하다”며 “신속한 제한 작전은 가능하지만 장기전 수행 능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이번 병력 증강은 실제 전면전보다는 협상에서의 압박 수단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외교 협상이 결렬될 경우를 대비해 군사적 선택지를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백악관은 최근 3일간 이란과 “생산적인 협상”이 진행됐다고 밝혔지만, 이란 정부는 미국과의 직접 협상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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