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26년 성시경도 "무서운 방송국 사람들"…'고막남친' 출사표 [김소연의 현장노트]

입력 2026-03-27 11:59   수정 2026-03-27 12:00



"어떻게 섭외하냐고 물으니 계속 연락했다고 하더라고요. 역시 방송국 사람들 대단합니다. 이게 지상파의 힘 같습니다."

'고막남친' 성시경이 음악 방송 MC로서 자부심과 방송 환경에 대한 놀라움을 전했다.

성시경은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아트홀에서 진행된 KBS 2TV '성시경의 고막남친'(이하 '고막남친') 제작발표회에서 "저도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다 보니 '어떻게 섭외하느냐'고 물어본 적도 있다"며 "제작진이 꾸준히 연락해 왔다고 하더라. 그런 노력이 있었기에 이런 캐스팅이 가능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미영 PD, 성시경, 정동환, 손자연 PD가 참석했다. 그룹 멜로망스의 정동환은 '더 시즌즈' 시즌1부터 밴드마스터로 활동해 왔다.

'고막남친'은 KBS 심야 뮤직 토크쇼 '더 시즌즈'의 새 시즌이다. '더 시즌즈'는 시즌제 MC 방식을 도입해 2023년부터 박재범, 최정훈(잔나비), 악뮤, 이효리, 지코, 이영지, 박보검, 십센치까지 국내 최정상 아티스트들이 릴레이로 MC를 맡아왔다. 시즌마다 색다른 MC와 함께 다양한 음악 이야기를 펼치며 국내 대표 심야 뮤직 토크쇼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성시경은 "MC 제안을 받은 것은 영광이지만 부담스럽기도 했다"며 "매주 녹화를 진행해야 하는 점도 그렇고, '이렇게까지 부탁을 받아도 되나' 하는 마음도 들었다. 내가 제갈량도 아닌데 싶고, 예전에 하고 싶을 때는 기회가 찾아오지 않았는데 지금은 부담스럽지만 찾아온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성시경은 "MC에 따라 분위기도 달라지고 내용도 달라지는 것 같다"며 "나오시는 분들마다 편안하게 노래할 수 있는 무대가 되길 바란다. 제가 26년된 가수인데, '시경 선배가 있으면', 혹은 '시경이가 있으면 편하게 노래하겠다'라고 동료들이 생각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정동환은 "그동안 8명의 MC와 함께하며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시경이 형과 함께하면서 제가 좋아하는 발라드를 많이 들려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며 "많은 뮤지션이 출연할 것 같아 기대되고, 제가 더 열심히 보필하겠다"고 말했다.

정미영 PD는 성시경에 대해 "9번째 진행자이지만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던 MC였다"며 "매 시즌 진행자 선정에 고민이 많은데, 성시경 씨는 '이소라의 프러포즈'부터 시작해 KBS 음악 프로그램의 산증인 같은 분이다. 우리가 보관 중인 관련 자료들도 조금씩 풀어보겠다"고 예고했다.

그러면서 "오래 활동했지만 지금까지 활발하게 활동하는 진행형 가수"라며 "다양한 연령대와 장르의 가수를 아우를 수 있는 인물이라 정말 열심히 삼고초려했다"고 덧붙였다.

손자연 PD는 " '더 시즌즈'는 그동안 도전을 많이 해서 늘 긴장과 설렘이 공존했는데, 이번에는 긴장 없이 설레기만 한다"며 "첫회 녹화를 마치고 나서 그 느낌을 확신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제작진은 타이틀 논란에 대해 "저희가 관심을 받고 싶었다"며 " '더 시즌즈'가 겉으로는 우아해 보이지만 정말 애처롭게 열심히 준비해 왔다. 결과적으로 성공은 한 것 같다"고 웃음으로 승화했다. 이어 "시청자분들이 저희의 절박함을 사랑스럽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다행히 많은 관심을 주셔서 제목을 잘 정했다 싶었다"고 전했다.

성시경 역시 "저희가 3번을 만나 고민해 정했는데 결국 이 모양 이 꼴이 됐지만 제 잘못이다"라며 "다 같이 결정했지만 저도 동의했다. 당시에는 타이틀을 위트 있게 정해 관심을 끌되 내용물은 자신 있으니 '뭐야' 하면서 보게 만들면 되지 않을까 싶었다. 논란을 일으켜 송구스러운 마음은 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고막남친', '고막여친', '고막그룹'처럼 뮤지션을 의미하는 용어로 사용한 것이었다"며 "제가 남친이라는 뜻이 아니다. 가볍게 정한 것은 아니었기에 속상하기도 했고, 이렇게까지 혼나야 하나 고민도 많이 했다"고 해명했다.

지난 17일 진행된 첫 녹화에서는 가수 이소라가 출연해 성시경과 듀엣 무대에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소라의 방송 출연은 6년 만으로, 이날 녹화에서 이소라는 관객의 감성을 자극하는 고품격 무대를 선보이는 한편 오랜 친분을 이어온 성시경과 자연스러운 호흡을 펼쳤다.

이외에도 YB 윤도현, 김조한, 정승환, 권진아가 첫회 게스트로 등장한다. 특히 윤도현의 등장으로 '이소라의 프러포즈'부터 '윤도현의 러브레터', '성시경의 고막남친'까지 KBS 심야 음악 프로그램의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특별한 장면이 완성될 전망이다.

성시경은 이소라에 대해 "누나가 오랜만에 다시 나왔다는 점, 그리고 타이밍 좋게 저희 프로그램에 출연해 주신 것이 좋았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오래 노래하는 것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된다. 선배님들의 노래를 들을 때마다 제가 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하며 감격하곤 하는데, 그런 선배가 첫회 게스트로 나와 주셔서 감사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더불어 다른 게스트들에 대해서도 "정말 모두 고마웠다. 그래서 무대에서 내려가지 못하겠더라"고 덧붙였다.

성시경은 그러면서도 "이렇게 노래를 많이 시킬 줄 몰랐다"며 "처음 제안받을 때는 그냥 진행만 하라고 했는데 역시 방송국은 무서운 곳이다. 두 번째 녹화 때는 무대 밑 카메라 쪽으로 내려가라고 하더라. 정말 뭘 더 시킬지 방송국은 여전히 무섭다"고 전해 폭소를 유발했다.



성시경의 농담 섞인 투덜거림에 정미영 PD는 "역시 진행은 성시경"이라며 "MC의 역할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더 큰데, 성시경 씨는 그런 부분들을 하나하나 배려하고 챙기더라"고 극찬했다. 또한 "무대 전환 시간에 보통 사전 MC들이 소통해 주는데, 첫 녹화가 3시간이 넘어 힘들었을 텐데도 모든 사이사이에 직접 나와서 관객과 소통하며 지루하지 않게 해주시더라. 대단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치켜세웠다.

성시경은 향후 초대하고 싶은 게스트로 일본의 안전지대 타마키 고지 등을 꼽으며 "제가 좀 더 잘되면 그런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생각만 해도 흥분되는 주제"라고 말했다. 한국 뮤지션으로는 "자주 볼 수 없는 분들, 가령 박효신 씨 같은 분들을 모시고 싶다"며 "이렇게 말하면 본인은 부담스러워하며 거절할지도 모르지만, 효신이 정도는 제가 직접 섭외를 시도해 볼 수 있으니 말해본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게스트로 10팀 정도 부르고 싶다. 아이돌과 콜라보레이션도 하고 싶고, 그렇게 되면 카리나 씨와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고막남친' 첫회는 이날 밤 10시에 방송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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