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미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이 약 0.3%포인트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국제유가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 당시인 144달러까지 오르면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월가 대표 자산운용사인 누빈의 로라 쿠퍼 글로벌 투자전략가는 25일(현지시간) 한국경제신문과의 줌 인터뷰에서 이처럼 밝혔다. 쿠퍼는 한경 월가 전문가그룹에 참여하고 있다.
쿠퍼는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위험은 크지 않다”며 “미국 경제가 여전히 비교적 견조한 상태에서 이번 지정학적 충격을 맞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로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은 지연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하반기에 둔화하겠지만, 여전히 Fed의 2% 목표를 웃돌 것”이라며 “(이란전이라는) 지정학적 충격이 더해지면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수준에서 유지된다면 올해 물가를 약 1%포인트 정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쿠퍼는 “에너지 시장의 가장 큰 리스크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공급이 계속 제한되는 상황”이라며 “국제 유가와 가스 가격이 2022년 고점 수준인 배럴당 144달러까지 다시 상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국제 유가가 이렇게까지 올라가면 결국 수요 파괴가 발생하면서 결과적으로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이 올라갈 경우 미국 장기 국채금리도 상승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쿠퍼는 “현재 (누빈은) 만기가 짧은 국채 위주로 투자하고 있다”며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연말까지 약 4.25% 수준에서 거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올해 Fed가 금리 인하를 두 차례 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기존 전망보다 인하 시점은 늦어질 것으로 봤다.
이란전으로 중동 국가들의 중동 자금 흐름과 관련해서는 단기와 장기 흐름이 엇갈릴 것으로 봤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걸프협력회의(GCC) 국가 투자자들이 자국으로 자금을 되돌려 인프라 복구 등에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GCC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쿠웨이트, 오만, 바레인 등으로 구성돼 있다. 쿠퍼는 이어 “장기적으로는 이들 지역 자산에 대한 리스크 프리미엄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자산으로의 분산 투자가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자들의 자금은 여전히 미국 자산으로 쏠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채권으로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으며, 주식시장에서는 기술주가 다시 선호되고 있다”며 “이들 기업은 수익성과 재무구조가 탄탄해 위험회피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방어적 성격을 갖는다”고 말했다.
사모 대출 시장에 대해서는 빠른 성장에 따른 취약성 확대를 지적하면서도, 현재로서는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쿠퍼는 “사모 대출은 최근 몇 년간 급격히 성장하면서 구조적 취약성도 함께 커졌다”면서도 “다만 아직 금융 시스템 전반으로 번질 조짐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현재 시장의 핵심은 ‘차별화’”라며 “표면적으로는 유사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구조, 전략, 대출 조건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종목과 운용사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AI) 투자에 대해서는 “AI 수혜 기업들은 실제로 견조한 실적과 건전한 재무구조를 보이고 있다”며 “대규모 설비투자를 위해 부채를 활용하고 있지만 대부분 높은 수익성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향후 시장의 판단 기준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쿠퍼는 “앞으로는 투자 대비 수익(ROI)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AI 수혜주’ 전반이 아니라 ‘승자와 패자’가 명확히 구분되는 국면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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