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주항공 산업에 투자하는 국내 상장지수펀드(ETF)들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지분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올해 글로벌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히는 스페이스X의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한 시도다.
'비상장' 스페이스X, 국내 ETF도 투자 노출 늘리기 경쟁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자산운용은 최근 ‘1Q 미국우주항공테크’ 구성종목에 미국 ETF ‘배런 퍼스트 프린시플스(RONB)’를 편입했다. 스페이스X의 비상장 지분을 보유한 RONB를 총수익 스와프(TRS) 계약 방식으로 재간접투자하고, RONB 구성종목 중 스페이스X를 제외한 다른 9개는 쇼트(매도) 포지션을 잡는 방식이다. 현행 규정에 따라 국내 상장 ETF가 아직 비상장사인 스페이스X 지분을 편입하지 못하는 만큼, 우회 방식으로 스페이스X 간접 투자 효과를 누린다는 구상이다. 삼성자산운용이 지난 17일 상장한 ‘KODEX 미국우주항공’도 스페이스X에 간접투자하고 있다. 스페이스X 지분을 보유한 에코스타를 전체의 7.51%만큼 담았다. 전체 포트폴리오 중 네번째로 비중이 크다.
에코스타는 작년 하반기 스페이스X에 주파수 사용권을 매각한 대가로 당시 기준 총 111억달러에 상당하는 스페이스X 주식을 받았다. 월가는 에코스타가 스페이스X 지분 약 3%를 보유하고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두 ETF 모두 단기적으로는 스페이스X IPO 모멘텀을, 중장기적으로는 민간 우주 산업 성장성을 투자 포인트로 내세우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스페이스X는 이르면 6월 나스닥 상장을 추진 중이다.
투자자들도 관심이 많은 분위기다.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KODEX 미국우주항공'은 지난 17일 상장 이래 지난 26일까지 995억원이 유입됐다. 작년 11월부터 하나자산운용이 운용 중인 '1Q 미국우주항공테크'는 지난 한 달간 103억원이 몰렸다. 올들어 자금유입액은 5249억원에 달한다.
각자 '상장하면 최대 편입'이라는데…머스크는 "개인 물량 늘릴 것"
스페이스X 상장 후 편입 전략도 서로 다르다. ‘KODEX 미국우주항공’은 신규 상장 종목을 최대 25%까지 특별 편입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상장 직후 비중을 빠르게 늘려 모멘텀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반면 ‘1Q 미국우주항공테크’가 추종하는 지수는 개별 종목을 최대 16%까지 편입할 수 있다.다만 각 사가 강조하는 ‘최대 편입’ 전략이 그대로 실현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평가다. IPO 물량 확보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는 스페이스X의 상장 직후 물량이 빠르게 소진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나스닥100 등 주요 지수 조기 편입 가능성이 있어서다. 신규 상장주가 주요 지수에 편입되면 패시브 펀드 자금이 대거 유입된다. 예상 신주 발행 규모(500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3100억달러 규모의 수요가 몰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개인투자자 배정 물량도 여느 종목 대비 많아 유통 물량이 더욱 빠듯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6일 “머스크 CEO가 이번 IPO에서 공모 주식의 3분의 1, 혹은 그 이상을 배정하고 싶다고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스페이스X 주식을 머스크 CEO의 다른 기업에 투자한 이들에게 우선 배정권을 주는 방안도 거론된다. 머스크 CEO는 지난해 11월 테슬라 주주 총회에서 "테슬라 주주들이 스페이스X에 참여하거나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두 ETF가 주장하는 이론상 최대 비중과 실제 편입 규모는 다를 수 있다”며 “수급 변수에 따른 괴리를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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