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감성의 리더십 소유자.’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한병도 원내대표에 대한 한 줄 평가다. 검찰개혁법(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법) 당·정·청 조율안이 발표된 지난 17일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정청래 대표는 “한 원내대표와 함께 일해보니 의원 한 분 한 분을 설득하고 이해를 구하는 과정이 제가 갖지 못한 아름다운 리더십이었다”고 했다.
1월 민주당 동료 의원들이 그를 4개월짜리 원내대표로 선출한 것도 그만의 갈등 관리형 리더십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여당인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를 입법으로 뒷받침하는 컨트롤타워다. 야당과 협상하는 것은 물론 당내 이견과 청와대와의 온도 차까지 섬세하게 조율해야 한다. 한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정무수석을 맡으며 당청 가교 역할을 한 경험이 있다. 문재인 정부 임기 초반에는 야당 지도부와 청문특위 간사들을 1 대 1로 만나 각 장관과 주요 공직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설득하기도 했다.
지난해 예산결산특별위원장으로 2026년도 예산안을 법정 시한 내 처리하며 내부 신뢰를 쌓았다. 한 재선 의원은 “당시 다른 의원들의 민원을 챙기다가 정작 자신의 몫은 놓쳤다”며 “뭔가 내려놓는 태도가 연초 원내대표 선출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전면에 나서기보다 조율에 집중했다. 원내대표가 된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로 당내 마찰이 빚어졌을 때와 검찰개혁법을 둘러싼 당정 갈등 국면에서도 물밑에서 움직이며 의견 차를 좁히는 데 주력했다. 다만 검찰개혁법 입안 과정에서 일부 강경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의 반발을 끝내 제어하지 못했다. 민주당은 당론으로 정한 법안을 본회의 처리 직전 수정했다. 한병도식 관리형 리더십의 한계로 지적되기도 한다.
조력자 역할에 머물던 그는 민생 행보에 나서며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한 원내대표는 27일 경기 광주의 한 플라스틱 용기 공장을 찾아 중소기업 종사자들의 현장 애로를 청취했다. 그는 “과도한 원료 가격 인상이나 고의적 물량 조절 같은 행위가 없는지 진단하고, 제도와 정책에 허점이 있다면 보완해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 원내대표는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위원장이 공석인 4개 상임위원회 인선을 오는 31일 본회의 전까지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당내에선 사실상 연임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6월 시작되는 22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은 차기 원내대표 몫인데, 선제적으로 인선 작업에 속도를 내며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는 것이다.
그는 후반기 17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가져올 수 있다며 야당을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여야 전통을 무시한 채 무턱대고 야당을 배제했다가 자칫 ‘입법 독주’ 논란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많다. 야당 협상 과정에서 여당 원내대표로서 갈등 관리형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광주=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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