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그만해"…아시아 최초 SNS 금지한 나라

입력 2026-03-28 16:33   수정 2026-03-28 16:46

호주에 이어 인도네시아가 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16세 미만 미성년자의 고위험 소셜미디어(SNS) 이용을 제한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음란물과 사이버 괴롭힘, 온라인 사기, 중독 위험으로부터 아동·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선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8일(현지시간)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날부터 16세 미만 이용자의 고위험 디지털 플랫폼 계정 생성을 금지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대상은 유튜브, 틱톡,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레드, 엑스(X·옛 트위터), 로블록스 등이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 내 16세 미만 미성년자는 해당 플랫폼에서 계정을 만들 수 없게 됐다. 해당 플랫폼들은 최소 이용 가능 연령을 조정하고 미성년자 계정을 비활성화해야 한다. 플랫폼별로 발생 가능한 위험성도 자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다만 인도네시아 정부는 모든 고위험 플랫폼이 이 조치에 맞춰 시스템을 정비할 때까지 단계적으로 시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무티아 하피드 인도네시아 통신디지털부 장관은 전날 엑스와 틱톡이 이날부터 16세 미만 계정을 비활성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분명 어려운 과제"라면서도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규제는 인구 2억8000만명의 인도네시아에서 어린이·청소년 7000만명을 대상으로 적용된다. 정부는 다만 일부 저위험 플랫폼의 경우 개인정보 보호 강화, 부모 통제 기능, 위치 추적 등 엄격한 안전장치가 마련되면 미성년자도 계속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현지 학부모·아동보호 단체는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13세 딸을 둔 레니 시누라야는 AP를 통해 "요즘 식당에 앉아 있는 아이들 바로 앞에는 대부분 휴대전화가 놓여 있는데 중독된 게 분명하다"면서 이번 조치가 인도네시아 모든 아이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아동 안전 활동을 하는 비영리 단체 '세마이 지와 아미니 재단' 설립자 디에나 하리아나는 청소년의 SNS 사용이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불안과 우울증을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이들이 적절한 시기에 올바른 지도를 받으면서 디지털 기술 사용법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제앰네스티는 이번 조치가 청소년의 자기표현 기회를 과도하게 제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스만 하미드 국제앰네스티 인도네시아지부 사무총장은 "이런 전면적 금지 조치로 어린이들이 자신의 인권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정부 정책에 의견을 표명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인도네시아는 16세 미만 미성년자의 고위험 SNS 이용 금지 조치를 전 세계에서 호주 다음 두 번째로 시행한 국가가 됐다. 아시아에서는 처음이다.

앞서 호주는 부모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미성년자의 SNS 이용을 전면 금지하는 법을 세계 최초로 만들었고 지난해 12월 시행했다. 이 법은 16세 미만 호주 청소년이 엑스나 틱톡 등 SNS에 계정을 만들 경우 해당 플랫폼에 최대 4950만호주달러(약 473억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호주의 규제 도입 이후 덴마크, 프랑스, 스페인, 그리스, 영국, 캐나다, 말레이시아 등도 청소년의 SNS 이용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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