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시켜 먹을까' 했더니…역대급 상황에 '초비상'

입력 2026-03-29 11:00   수정 2026-03-29 13:37


닭고기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치킨값 인상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하림과 마니커 등 주요 닭고기 업체들이 대형마트와 대리점, 치킨 프랜차이즈에 공급하는 가격을 잇달아 올리면서 소매가격도 2년 9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올품, 마니커 등 닭고기 가격 5~10% 인상

29일 유통·식품업계에 따르면 하림과 계열사 올품, 마니커 등 주요 닭고기 생산업체들은 최근 대형마트에 공급하는 닭고기 가격을 5~10% 인상했다. 일부 대형마트에선 거래 업체들이 지난달 중순 3% 안팎 올린 데 이어 이달 초에도 추가로 3%가량 인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파는 소비자가격에 곧바로 반영되고 있다. 대형마트 정상 판매가 기준 닭고기 가격은 1년 전보다 약 10%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대리점을 통해 닭고기를 받는 소형 마트와 슈퍼마켓도 상황은 비슷하다. 서울 마포구의 한 소형 마트 관계자는 “최근 대리점에서 들여오는 닭고기 가격이 한 팩당 1000원가량 올랐다”고 말했다.

치킨 프랜차이즈의 원가 부담도 커지고 있다. 한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닭고기 매입 가격이 최근 10% 넘게 올랐다”고 전했다. 업계에선 원재료 가격 상승이 장기화할 경우 치킨 가격 인상 압박이 다시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여름 성수기 앞두고 비상
닭고기 가격 급등의 배경으로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이 꼽힌다. 하림 측은 생계 가격 상승을 공급가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AI 확산으로 육용 종계 살처분이 크게 늘었고 이동중지 명령까지 겹치면서 공급이 부족해졌다는 것이다.

여기에 환율 상승으로 수입 사료 가격까지 오르면서 생산비 부담도 커졌다.지난 겨울부터 올해 초까지 이어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으로 육용 종계 살처분이 크게 늘었다. 닭고기용 병아리를 낳는 부모닭인 육용 종계 살처분 규모는 44만마리로 1년 전 같은 기간의 12만마리보다 3.5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기준 전체 육용 종계 사육 마릿수 820만마리의 약 5%에 해당한다. 같은 기간 육용 종계의 AI 발생 건수도 2건에서 7건으로 늘었다.

산지 가격과 도매가도 오름세다. 위탁 생산한 닭의 산지 가격은 최근 한 달 새 8.4% 상승했다. 닭고기 업체가 대형마트와 대리점, 프랜차이즈에 공급하는 도매가격은 지난 27일 기준 1㎏당 4256원으로 1개월 전 3987원보다 6.7% 올랐다.

소매가격 상승세는 더 가파르다. 닭고기 주간 평균 소매가격은 이달 넷째 주 1㎏당 6612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15.8% 상승한 수준이다. 주간 평균 가격이 6500원을 넘어선 것은 2023년 6월 이후 2년 9개월 만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여름철 수요 증가에 대비해 육계 부화용 유정란인 육용 종란 800만개를 이달부터 순차적으로 수입할 계획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초복 등 성수기를 앞두고 닭고기 수급 불안이 이어질 경우 소비자 가격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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