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3대 강국의 교두보, AI 수도 울산이 앞장선다

입력 2026-03-29 16:07   수정 2026-03-29 16:08

人工知能, 인공지능은 ‘인간이 만든 지능’을 의미한다. 이 개념이 1956년 미국의 컴퓨터 과학자 존 매카시에 의해 처음 정의되었을 때, 대한민국은 전쟁의 상흔을 딛고 국가를 재건해야 하는 절박한 과제를 마주하고 있었다.

그로부터 70여 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또 다른 역사의 변곡점 앞에 서 있다. 과거의 성장이 얼마나 많은 물건을 효율적으로 생산하는가에 달려 있었다면, 이제는 얼마나 좋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AI로 전환하는가에 따라 국가와 도시의 경쟁력이 판가름난다. 산업화의 상징이자 국가 성장의 엔진이었던 ‘산업수도’ 울산의 역할이 다시 중요해지는 이유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대한민국 인공지능 행동계획’은 AI 혁신 생태계 조성과 산업 전반의 AI 전환을 위한 구체적인 이행 전략을 담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정교한 정책이라도 실제 산업 현장에서 검증되지 않으면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울산은 정부 정책을 실질적 성과로 연결할 수 있는 최적의 요건을 갖추고 있다. 자동차·조선·석유화학 등 국가 기간산업이 집약된 울산은 AI가 학습하고 실행할 수 있는 방대한 현장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는 ‘산업 데이터의 보고(寶庫)’다.

울산은 이러한 산업적 이점을 바탕으로 인프라 구축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착공한 ‘SK-AWS AI 데이터센터’는 울산이 AI 수도로 도약하는 핵심 거점이다. 2027년 말부터 단계적 가동을 시작하면, 산업 현장의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고 산업 현장에 기술을 적용하는 든든한 기반이 될 것이다. 특히 이 시설은 향후 1GW급 규모, 10배 이상 확장될 예정으로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AI 허브로서 중심축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울산의 해양 환경을 활용한 차세대 AI 인프라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울산시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등 12개의 산학연 기관과 수중 데이터센터 실증모델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올해 1월에는 SK텔레콤도 GPU 기반 서버 운영에 참여하기로 했다. 이처럼 울산은 고성능 연산과 에너지 효율을 동시에 충족시킬 미래형 AI 인프라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AI 인프라와 데이터를 활용하여, 기술을 고도화하고 현장에 확산시키기 위한 연구 역량의 성장을 위한 정책 또한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울산시는 부산시, 경상남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함께 ‘ETRI 동남권연구본부’의 울산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뿐만 아니라 얼마 전 발표한 정부의 「4대 과기원 AX(AI 전환) 혁신 전략」에 따라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 ‘조선·철강 AX 연구소’도 설립될 계획이다. 이런 연구 거점들은 향후 지역 산업의 특성을 반영한 AI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즉시 현장에 적용하여 울산형 자율적 산업 혁신을 견인할 핵심 기반이 될 것이다.

울산이 그리는 미래 산업의 지도는 AI와 함께 차세대 핵심 기술로 여겨지는 양자 분야로도 확장되고 있다. 울산시는 최근 양자산업 육성 및 지원을 위한 조례를 제정했고, 올해 UNIST ‘양자융합원’을 신설한다. 이를 통해 양자 분야 석·박사 인재를 양성하고 기술 개발과 사업화를 이어가는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여기에 전국 최초의 ‘개방형 양자나노팹’도 지난 3월 13일 개소했다. 양자 소자의 설계·제작·분석·실증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한 이 시설은 울산이 AI와 양자기술을 양축으로 삼아 미래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결국 울산의 진짜 저력은 개별적인 사업에 있지 않다. 방대한 산업 현장과 데이터, 이를 뒷받침할 인프라, 기술을 연구할 전문 기관, 인재를 길러낼 대학이 유기적으로 맞물려 돌아가는 것. 이것이 울산만이 가진 대체 불가능한 경쟁력이다. 지난 2월, 울산은 ‘AI 수도 울산 비전’을 선포하며 총 1조 637억 원 규모의 대대적인 투자를 통한 산업과 도시 전반의 AI 대전환 계획을 발표했다. 대한민국 산업화를 일구어낸 울산의 저력은, 이제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는 대한민국의 가장 강력한 동력이 될 것이다. 과거 굴뚝 산업의 기적이 울산에서 시작되었듯, AI 산업의 새로운 역사 또한 울산에서 다시 쓰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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