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로 밀반입하려다 적발된 마약이 폭증하고 있는 가운데 오는 10월 검찰청이 폐지되면 오랜 기간 쌓아온 마약 수사 역량도 사장돼 수사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29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준태 의원이 해양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해상을 통해 국내로 들여오다 적발된 마약은 지난해 기준 1743㎏으로 2021년(37㎏)보다 약 46배 급증했다.
중국과 북한에서는 진통제로 사용되지만 국내에서는 마약류로 분류되는 향정신성의약품 페노바르비탈은 2024년 53.3g 적발됐지만 작년에는 465.0g 적발돼 약 8배 늘었다.
클럽이나 유흥업소에서 환각용으로 쓰여 ‘클럽 마약’이라 통하는 케타민은 밀반입 적발량이 2024년 9.7g에서 작년 39.0g으로 약 3배 증가했다.
다만 전체 마약류의 밀반입 적발 건수로 보면 2021년 518건에서 작년 710건으로 약 37.1%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밀반입 유형이 ‘다건 소량’에서 ‘소건 다량’으로 변화하는 양상이다.
지난해 4월에는 강릉 옥계항을 통해 코카인 약 1.7t(톤)을 밀반입하려던 선박이 적발되기도 했다. 이는 1회 투약분 0.03g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국민 전부가 한꺼번에 투약하고도 남는 양으로 가액은 8450억원에 달한다.
마약 밀반입 시도가 고도화·대량화됨에 따라 이를 적발하지 못할 경우 피해가 치명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오랜 기간 마약 수사 역량을 쌓아온 검찰이 해체를 앞둬 수사 공백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오는 10월 검찰청이 폐지되면 마약 범죄에 대한 검찰의 직접 수사와 경찰 및 특별사법경찰관(이하 특사경)에 대한 지휘 기능도 사라지기 때문이다.
앞서 특사경에 대한 검사의 지휘·감독권을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공소청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검사가 관세청 특사경을 지휘하며 이뤄지던 국경 단계에서의 마약 범죄 수사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현재 관세청 특사경은 국내로 반입되는 마약류 밀수 단속 및 공항·항만과 보세구역 안에서 발생하는 마약·향정신성의약품·대마사범 수사를 할 때 검사의 지휘를 받는다.
특사경이 마약류를 발견하거나 운반책을 검거하면 검사에게 보고하고, 검사는 국내 전달책 검거, 영장 신청 등을 위해 실시간으로 지휘하는 식이다.
이 같은 공조 체계가 무너지면 속도가 중요한 마약 수사의 ‘골든 타임’을 놓치게 된다는 게 검사들의 지적이다.
박 의원은 “해양 마약 밀반입이 대형화·지능화하는 상황에서 검사의 수사지휘권까지 폐지돼 현장 수사와 후속 대응에 심각한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변화하는 마약 범죄 양상에 맞는 실효적 대응체계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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