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딜레마 빠진 당청…與 "추가 제한" 김용범 "소탐대실"

입력 2026-03-29 16:16   수정 2026-03-29 18:46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지난 28일 페이스북에 “나프타를 지키려다 리튬과 에너지라는 더 큰 흐름을 잃는다면, 그것이야말로 소탐대실”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나프타 외 추가로 석유화학 제품에 수출 제한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자, 반대하는 취지의 입장을 낸 것으로 보인다. 수출 경제 유지와 국내 산업 보호라는 딜레마를 보여주는 한 장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실장은 “상황이 깊어질수록 다른 석유화학 품목으로 통제를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도 커질 것”이라며 “수출 통제는 국내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국제 문제를 만들어낸다”고 썼다. 이어 “파트너 국가의 생산 차질은 핵심 광물, 에너지, 식량 등 우리가 의존하는 영역의 교란으로 되돌아온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공급이 끊겼던 경험은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정책적 기억으로 남는다”며 “사태가 끝난 뒤에도 그 기억은 거래 관계의 방향을 바꾸고, 때로는 보복과 대체 전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27일 민주당 의원들은 플라스틱 기업과의 현장 간담회에서 나프타 말고도 다른 석유화학 제품의 수출을 추가로 제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는 채정묵 한국프라스틱공업협종조합연합회 회장이 “합성수지 수출 금지 등 정부의 적극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김남근 의원은 “플라스틱 원료가 되는 합성수지는 수출 규제를 안 하고 있는데, 그 사이 롯데케미칼 등이 해외에 대규모 수출해 재고가 바닥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안태준 의원도 “합성수지나 에틸렌에 대해서는 아직 (수출 제한을) 못하고 있는 허점이 있다”며 “정부 관계자들이 신속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만 이에 대해 김 실장은 “이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더 강한 통제가 아니라 정교한 운영”이라며 “국내적으로는 에너지 절약과 효율화가 전제돼야 하고, 대외적으로는 전략적 파트너와의 신뢰를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또 “닫아거는 순간, 충격은 밖으로 퍼지지 않고 우리에게 되돌아온다”고도 했다.

수출 제한 품목을 늘릴 경우, 상대국에서 다른 제품의 수출을 보복성으로 금지할 수 있다는 얘기다. 가령 한국은 중국, 호주, 싱가포르, 일본, 미국 등에 석유 및 석유화학 제품을 주로 수출하고 있다. 수출 제한을 걸때, 이들 국가가 액화천연가스(LNG)나 각 산업의 소재·부품·장비 수출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또 해외 고객사가 대체 수입선을 마련하게 되면 수출 시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수출 금지 제품을 제한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언급한 것”이라면서 “(구체적인 품목은) 산업통상부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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