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OFC 2026’ 학회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전략을 발표했다. 실리콘 포토닉스는 전기 대신 빛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기술이다. 구리 회로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현재 방식과 비교하면 속도가 비약적으로 빨라진다. 인공지능(AI) 반도체의 문제점으로 꼽힌 데이터 병목 현상을 해결할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삼성전자는 내년까지 기본적인 실리콘 포토닉스 기술 및 플랫폼 확보에 집중한다. 빛을 전기로 바꾸는 광반도체(PIC), 이 전기를 세밀하게 제어하는 전기 회로(EIC)를 마치 하나의 반도체처럼 결합하는 작업이다.

AI 반도체와의 본격적인 결합은 2028년 시작된다. 외부 정보가 가장 먼저 모이는 ‘스위치 칩’ 옆에 실리콘 포토닉스 반도체를 장착하는 방식이다. 엔비디아가 지난해 TSMC와 함께 만든 ‘스펙트럼-X’ 제품군과 비슷한 형태다. 2029년에는 적용 범위를 넓힌다. AI 연산을 담당하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HBM을 결합한 패키징 칩에 실리콘 포토닉스를 함께 넣는 구조다.
삼성전자가 이 기술에 힘을 싣는 이유는 글로벌 빅테크를 파운드리 고객사로 확보하기 위해서다. 실리콘 포토닉스 상용화는 아직 초기 단계지만, 주요 반도체 기업은 이를 차세대 핵심 기술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가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부터 공식 행사마다 실리콘 포토닉스를 언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실리콘 포토닉스 관련 기업인 미국 루멘텀에 20억달러(약 3조원)를 투자하며 관련 기술 확보에 나섰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역시 실리콘 포토닉스 양산 기술을 빨리 확보해야 반도체 고객사의 차세대 제품 일감을 따내는 데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로드맵대로라면 TSMC와의 기술 격차는 3년 정도다. 삼성전자는 턴키 전략으로 TSMC와의 차별화를 모색하겠다는 전략이다. TSMC에는 없는 메모리(HBM)-시스템 반도체-첨단 패키징에 실리콘 포토닉스까지 더해 통합 반도체 양산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생산기간 단축과 낮은 비용을 무기로 고객사를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실리콘 포토닉스를 실제 양산에 적용하는 시점부터 TSMC와의 진검승부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해령 기자 hr.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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