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고부가 가치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품을 앞세워 빠르게 체질을 개선하고 있다. 지난해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을 접고 가격이 비싼 OLED 제품에 집중적으로 투자한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OLED에 선제 투자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와의 주도권 경쟁이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29일 LG디스플레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이 회사의 주력 제품 평균 단가는 1131달러(약 170만원)였다. 2024년(815달러)과 비교하면 1년 만에 40%가량 뛰었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박리다매’ 전략에서 벗어나 적게 팔아도 이윤이 많이 남는 고가형 제품을 집중적으로 판매한 결과”라고 말했다. 저가 디스플레이는 중국 회사에 가격 경쟁력이 밀리는 상황에서 기술 격차가 있는 고부가 가치 시장을 공략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지난해 중소형 OLED 시장의 ‘큰손’인 애플과의 협업을 본격화하면서 패널 단가가 껑충 뛰었다. LG디스플레이는 애플을 겨냥한 전략고객(SC)사업부를 신설한 뒤 생산라인을 애플 중심으로 재편했다. 때마침 애플이 스마트폰, 태블릿 등에 쓰이는 중국산 OLED 사용을 줄이자 고부가 가치 제품을 납품할 기회를 잡았다. 아이폰18, 아이폰 폴드, 맥북프로 등 올해 애플 신제품에 들어가는 OLED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제품이 주로 사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2월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차이나스타(CSOT)에 광저우 LCD 공장을 매각해 저가 출혈 경쟁이 심한 LCD 시장에서 철수한 것도 패널 단가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LG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를 주력 제품으로 밀며 실적 반등 흐름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2022년 40%이던 OLED 매출 비중이 지난해 61%로 증가하는 등 OLED 전문 회사로 체질을 개선해 3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중소형 OLED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19.4%를 기록하며 중국 BOE(16.7%)를 제치고 ‘업계 2위’ 입지를 굳혔다. LG디스플레이가 중국 기업을 상대로 비교 우위를 이어가며 실적을 키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범용 제품으로 주로 팔리는 LCD와 달리 OLED는 고객 맞춤화를 통해 이익을 안정적으로 낼 수 있다. 기술력도 탄탄하다. 특허정보 분석업체 페이턴트피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LG디스플레이의 탠덤 OLED 분야 미국 특허 건수는 308건으로 가장 많았다.
업계 일각에선 LG디스플레이의 애플 의존도가 높아진 게 오히려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난해 LG디스플레이의 최대 고객 매출은 14조8359억원인데, 이는 이 회사 연간 매출의 57.5% 수준이다. 글로벌 기업인 애플과 꾸준히 거래하면 안정적인 매출이 나오지만, 애플과의 계약에 변화가 발생하면 회사 실적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디스플레이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대형 OLED 분야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LG디스플레이는 모니터용 OLED 시장을 겨냥해 신제품을 집중 투입할 전략을 세우고 있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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