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 공급가 줄인상…'치킨플레이션' 오나

입력 2026-03-29 17:51   수정 2026-03-29 17:52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닭고기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대형업체가 공급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소매가도 2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하림과 계열사 올품, 마니커 등 주요 닭고기 생산업체는 최근 대형마트 공급가를 5~10% 인상했다.

이들 업체는 AI 확산에 따른 생계 가격 상승을 인상 요인으로 꼽았다. 닭고기용 병아리를 낳는 부모 닭인 육용 종계 살처분이 크게 늘어난 데다 이동중지 명령까지 겹치면서 공급이 부족해졌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환율 상승으로 수입 사료 가격까지 오르면서 생산비 부담도 커졌다.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가 닭고기 공급 업체에서 구입하는 가격 역시 최근 인상됐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매입 가격이 전년 대비 10% 넘게 올랐다”고 말했다.

지난 동절기(2025~2026년) 시작된 AI 확산 여파로 육용 종계 살처분 규모는 전년 동절기(12만 마리)의 약 3.7배인 44만 마리에 달했다. 작년 11월 기준 전체 육용 종계 마릿수 820만 마리의 약 5% 수준이다.

산지와 도매, 소매 가격도 모두 오름세다. 대형업체가 농가에 위탁해 생산한 닭의 산지 가격은 최근 한 달 새 8.4% 올랐다. 닭고기 도매가격은 이달 넷째 주 기준 1㎏당 4256원으로 1개월 전 3987원 대비 6.7% 뛰었다. 닭고기 주간 평균 소매가격은 같은 기간 1㎏당 6612원으로 올해 들어 15.8% 올랐다. 주간 평균 소매가격이 6500원을 넘어선 것은 2023년 6월 이후 처음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여름철 닭고기 수요 증가에 대비해 육용 종란 800만 개를 이달부터 순차적으로 수입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초복 등 성수기를 앞두고 닭고기 수급 불안이 이어질 경우 치킨값 인상 압박이 더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부담은 이미 상당하다.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의 인기 메뉴 가격은 2만6000~2만7000원 수준으로 올랐다. 여기에 3000원 안팎인 배달비를 더하면 3만원에 달한다. 배달앱 가격만 높이는 이중가격제도 확산하고 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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