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관심은 후티의 공격이 홍해로까지 확대되는지에 쏠리고 있다. 이들이 홍해 관문인 바브엘만데브해협 인근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 해협은 아라비아반도와 서아프리카에서 출발한 선박이 수에즈운하를 거쳐 유럽으로 가기 위해 꼭 지나야 하는 길목이다. 세계 원유의 12%, 액화천연가스(LNG)의 8%가 통과한다. 후티는 2023년에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을 이유로 선박들에 대한 공격을 감행해 바브엘만데브해협이 일시 마비됐었다.
바브엘만데브해협이 막히면 송유관을 통해 호르무즈해협을 우회하려는 시도도 봉쇄된다. 사우디 서쪽 해안에 있는 얀부항에서 원유를 실어 나르려는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의 움직임도 막힌다.
이미 호르무즈해협에서 시작된 해상 물류 차질은 중동 다른 지역으로 번지고 있다. 앞서 글로벌 해운사 머스크는 오만 살랄라항에 이란의 공격이 이뤄지자 항만 운영을 일시 중단했다. 호르무즈해협에서 거리가 있는 오만 항구까지 위험이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국제 유가는 급등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는 29일 배럴당 101.18달러로 7.09% 상승했고, 브렌트유는 112.57달러로 4.22% 올랐다. 모두 3년여 만의 최고 수준이다.

전날 이란은 사우디에 있는 미국 공군기지를 다수의 미사일과 무인기로 공격했다. 공중급유기 2대가 파손되고 미군 12명이 부상하는 등 단일 공격 기준으로 개전 이후 최대 피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UAE에서는 국영 알루미늄 공장이 이란의 공격을 받아 손상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호르무즈해협 일대에서의 지상 작전 준비를 상당 부분 마무리했다. 중동을 관할하는 미군 중부사령부는 2200명의 해병대를 포함한 3000명의 추가 배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현지에 배치하려는 지상군 규모는 1만7000명에 이른다.
후티의 참전에 사우디 등 다른 걸프 국가들이 전쟁에 뛰어들 가능성도 커졌다. 사우디는 2015년 후티가 예멘 수도인 사나를 장악했을 때도 중동 지역에서 연합군을 편성해 후티와 싸웠다.
양측 간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종전 목표 달성은 어려워졌다. 이란이 주변국에 공격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현지에 파병된 지상군을 협상 압박용 카드로만 사용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한 군사전문가는 “제한적으로라도 지상전을 벌여야 할 상황에 몰리고 있다”며 “이 경우 전쟁은 앞으로 수개월을 더 끌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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