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月 385만원 이하면 지원금…정유사 손실보전에 5조

입력 2026-03-31 17:37   수정 2026-04-06 15:53





‘중동 전쟁 위기 극복을 위한 2026년 추가경정예산안’은 고유가 부담 완화(10조1000억원), 민생 안정 지원(2조8000억원), 산업 피해 최소화와 공급망 안정(2조6000억원) 등 3대 분야를 중심으로 편성됐다. 석유 제품 최고가격제 시행에 따른 정유사 손실 보전(5조원)과 소득 하위 70% 국민 3577만 명에게 10만~60만원을 지급하는 고유가 피해지원금(4조8000억원 규모)에만 10조원가량의 예산이 배정됐다. 기획예산처는 ‘전쟁 추경’ 효과로 올해 명목 경제성장률이 0.2%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 이르면 이달 소비쿠폰 지급
31일 정부가 26조2000억원 규모로 심의·의결한 전쟁 추경에서 수혜 대상자가 가장 많은 사업은 4조8000억원을 편성한 고유가 피해지원금이다. 지원 대상은 건강보험료 기준 소득 하위 70%에 해당하는 3577만 명으로 지난해 ‘민생회복 소비쿠폰’과 같은 방식으로 지급한다. 조용범 예산처 예산실장은 “중동 전쟁이 중산층까지 영향을 미치는 만큼 지원 대상을 소득 하위 70%까지로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통상 중산층을 중위소득 50~150%로 보는데 소득 하위 70%는 중위소득 150% 이하와 대체로 겹친다는 설명이다.

지급 금액은 소득 수준과 거주 지역에 따라 차등화한다. 수도권 거주자는 10만원, 비수도권 거주자는 15만원을 받는다. 비수도권 거주자 가운데서도 인구감소우대지역(강원 고성군, 경남 밀양시 등 49개 기초 지방자치단체)은 20만원, 인구감소특별지역(강원 양구군, 경북 상주시 등 40개 기초 지자체)은 25만원을 받는다. 차상위·한부모 가구는 수도권 45만원, 그 외 지역 50만원, 기초생활수급자는 수도권 55만원, 비수도권 60만원이 지급된다. 정부는 이르면 이달 기초·차상위가구부터 지원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환급형 교통카드인 ‘K패스’와 에너지바우처 확대에도 1000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고유가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K패스는 월 15회 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이용 금액의 20%(일반인)~53%(저소득층)를 환급해주는 서비스다. 877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6개월 동안 환급률을 일반인은 30%, 저소득층은 83%로 10~30%포인트 높이기로 했다. 정부는 K패스 환급률을 높이면 대중교통 이용자가 65만 명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기초생활수급자 가운데 노인·장애인·임산부·한부모·다자녀가구 등 20만 가구에는 5만원 상당의 에너지바우처를 추가 지급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여러 차례 강조한 문화·예술계 지원 사업도 영화·공연·숙박·휴가 할인(586억원), 영화 제작 지원과 예술인 생활안정자금 확대(2000억원) 등이 포함됐다.
◇ 산업계 지원에 7조원 이상
전쟁 피해가 큰 산업을 지원하는 데도 7조원 이상의 예산이 배정됐다. 주유소 공급가격(도매가격)에 상한을 두는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에 따른 정유사 손실 보전에 단일 사업으로 가장 큰 5조원을 편성했다. 예산처는 석유 최고가격제가 최장 6개월 동안 시행될 것을 전제로 예산을 배정했다고 설명했다. 전쟁이 장기화하면 보전 규모가 늘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수출바우처를 확대하고, 중동 현지에 공동물류센터를 추가로 지원하는 데 1조1000억원을 투입하고, 공급망 안정화에 7000억원을 지원한다. 나프타 공급을 뒷받침하기 위한 수입 비용 일부 보전에 5000억원, 석유 비축 목표 조기 달성을 위한 물량 확보에 2000억원을 배정했다.

예산처는 26조2000억원 규모의 전쟁 추경안을 집행하면 올해 경제성장률을 0.2%포인트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추경안 편성에 따라 올해 정부 총지출은 본예산 편성 당시 727조9000억원에서 753조1000억원으로 늘어난다. 총지출이 750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총지출 증가율은 11.8%로 코로나19 피해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추경을 편성한 2022년(21.8%) 후 4년 만에 두 자릿수를 기록할 전망이다.

예산처는 추경 가운데 1조원을 국가채무 상환에 사용함으로써 올해 우리나라 국가채무비율(국가채무/GDP)이 51.6%에서 50.6%로 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예상 하락 폭의 0.9%포인트는 작년 말 정부가 올해 명목 경제성장률을 3.9%에서 4.9%로 상향한 영향이다. 국채를 1조원 상환하는 데 따른 하락 효과는 0.1%포인트에 그친다. 중동 전쟁 여파로 올해 경제성장률이 예상치보다 낮아지면 이마저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김익환/정영효/남정민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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