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조 날아갈 뻔' 빗썸 오지급에 화들짝…"5분마다 잔고 보겠다"

입력 2026-04-06 14:56   수정 2026-04-06 15:12


코인(가상자산)거래소는 앞으로 전산상 장부와 실제 보유 자산이 일치하는지 5분마다 점검하고, 금융회사 수준의 내부통제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또 수작업이 불가피한 고위험 거래 계정은 고유계정과 분리하고, 직원들이 거래를 교차 검증해 승인할 수 있도록 '다중 승인' 절차를 도입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상자산업계와 간담회를 열고 '빗썸 오지급 사태' 후속 조치를 논의했다.

앞서 빗썸은 지난 2월6일 이벤트 보상 지급 과정에서 62만원을 지급하려다 단위를 '비트코인'으로 잘못 입력해 62만개의 비트코인을 오지급했다. 이는 빗썸이 실제 보유한 비트코인보다 13배 많은 물량으로 금액으로는 약 60조원에 달했다.

이후 금융위·금융정보분석원(FIU)·금융감독원·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등은 공동으로 긴급 대응반을 구성해 거래소의 이용자 자산 보관 현황과 내부통제 체계 등을 긴급 점검했다.

금융위는 이번 점검에서 빗썸의 잔고대사(거래소의 보유 잔고와 장부상 자산을 대조 점검) 시스템이 미비하고, 문제가 있는 거래를 즉각 중단시키는 '거래차단조치(Kill Switch)'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았다고 봤다.

빗썸은 잔고대사를 하루 단위로 점검하는 구조지만 경쟁사인 업비트는 5분 단위로 자동 대조하는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다.

금융위는 이번 점검 결과를 토대로 모든 거래소에 5분 주기 잔고대사 시스템 구축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잔고대사 결과 대규모 불일치가 발생하는 경우 자동으로 거래를 차단하는 '거래 차단 조치 기준'도 구체화한다.

이벤트 보상 등 수기로 지급하는 고위험거래는 별도 계정으로 분리한다. 또 입력단위·총량 등을 사전 계획과 대조하고 불일치할 경우 거래가 자동 거부되는 '유효성 확인 시스템'도 구축한다.

아울러 거래 입력자·승인자를 명확히 분리하고, 제3자 교차검증, 금액별 승인권 차등화 등을 통해 '다중 승인체계'도 마련한다.

거래소 내부통제 체계를 금융사 수준으로 강화하기 위해 '표준 준법 감시 프로그램'도 만든다. 내부통제기준 위반 점검을 내실화하고, 점검 주기를 연 1회에서 매반기로 단축한다.

외부 회계법인을 통한 실사 주기도 현행 매 분기에서 매월로 단축한다. 실사 결과 공시 범위는 '가상자산 종목별 지갑 및 장부상 보유 수량'으로 확대한다.

거래소 내부통제 체계를 금융회사 수준으로 강화하기 위해 표준 준법 감시 프로그램을 제정한다. 거래소는 반기마다 내부통제 시스템을 점검하고, 점검 결과를 금융 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금융 당국은 이달 중 제도 개선을 위한 자율규제를 제·개정하고, 다음 달까지 상시 잔고대사 등을 위한 전산 시스템 구축도 완료할 계획이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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