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분기 기록한 57조2000억원의 영업이익은 세계 대표 기업들 사이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다. 반도체 부문에서 직접 경쟁하는 대만의 TSMC와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를 따돌렸고, 애플과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을 바짝 추격했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 주가가 실적을 기반으로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반도체 부문의 경쟁사인 TSMC도 이미 넘어섰다. TSMC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26조6397억원)은 물론 하나증권이 제시한 TSMC의 1분기 매출 가이던스(약 52조~53조원)보다도 삼성전자의 1분기 이익이 많다. 최근 2026회계연도 2분기(2025년 12월~2026년 2월) 실적을 발표한 마이크론테크놀로지(24조3057억원)는 삼성전자 이익의 42%에 그쳤다.삼성전자의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는 증권가의 예상을 크게 뛰어넘은 것이다. 실적 발표에 앞서 실적 전망을 제시한 23개 증권사의 예상치를 모두 웃돌았다. 메리츠증권이 발표 하루 전인 6일 54조원을 제시해 그나마 비슷한 수치를 내놓은 정도였다.
증권가에선 이런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을 ‘뉴노멀’로 평가하고 있다. 1분기에 일회적으로 나타난 고실적이 아니라는 것이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해외 기업보다 이익 측면에서 우위에 설 수 있는 분기점에 왔다”며 “올해 좋은 이익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예상보다 높은 메모리 판매 가격을 기반으로 삼성전자의 협상 우위가 강한 상황이라는 이유에서다. KB증권은 올해 삼성전자가 327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엔비디아(357조원)를 30조원 차이로 추격하며 세계 2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 주가는 저평가 상태”라며 “실적 개선 속도를 주가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픈AI가 상장하지 못해 데이터센터 관련 반도체 수요가 줄어드는 것 정도가 리스크 요인”이라며 “이것만 해결되면 2028년까지 불확실성은 크게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증권사들은 대부분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30만원대로 높였다. KB증권이 36만원으로 가장 높은 수준을 제시했다. 지난달 32만원에서 4만원 상향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D램과 낸드 가격 상향을 반영해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49% 높이면서 목표 주가도 올렸다”고 설명했다. DS투자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27만원에서 3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목표주가를 30만원으로 제시하며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1.76% 오른 19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20만원을 웃돌았지만 차익 실현 물량이 쏟아져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에 대한 불확실성도 위험 회피 심리를 자극했다.
강진규/조아라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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