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법 위반' 누명, 45년 만에 벗었다…재심서 무죄 선고

입력 2026-04-08 10:18   수정 2026-04-08 10:19

1980년대 간첩 누명으로 실형을 살았던 피해자가 45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4-1부(정성호 부장판사)는 고(故) 박기홍 씨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재심에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정 부장판사는 "피고인에 대한 일부 증거는 증거능력이 없고 나머지 증거를 종합해도 피고인의 행위가 국가보안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했다.

고인은 1978~1981년 지인들에게 10차례에 걸쳐 북한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구체적으로 "통일을 위해선 미군이 철수해야 한다" "북한은 실력만 있으면 누구든 공부할 수 있다" 등의 발언이 문제가 됐다.

유족에 따르면 일본 유학 경험이 있던 고인이 일본 방송에서 본 내용을 주변에 전했다가 신고당했다. 이에 고인은 1981년 1월 체포돼 안기부에서 한 달간 불법 구금 조사를 받은 뒤 같은 해 6월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재심은 고인의 손녀가 신청했다. 손녀는 2023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에 진실 규명을 신청했고 진실화해위는 이듬해 6월 강압 수사와 인권 침해 가능성을 인정하면서 재심을 권고했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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