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소식에 줄줄이 '상한가' 직행…'종전 수혜주' 뭐길래

입력 2026-04-08 17:30   수정 2026-04-09 01:41


“전쟁 리스크가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국면에 접어들었다.”

8일 미국과 이란이 사실상 휴전에 들어가자 국내 증권가가 내놓은 반응이다. 전쟁이 터진 후 3월 내내 국내 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에 급등락을 반복했다. 코스피지수는 6244.13(2월 27일)에서 5052.46(3월 31일)으로 1000포인트 넘게 빠졌다. 삼성전자가 ‘영업이익 57조원’이라는 역대급 실적을 내놓은 지난 7일에도 양국 간 갈등이 파국으로 치달으면서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0.82% 오르는 데 그쳤다.

하지만 양국이 극적으로 휴전에 합의하자 코스피지수는 단숨에 5870선으로 올랐다. 지난달 내내 국내 주식을 매도했던 외국인도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2조439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아직 종전을 기대하기엔 섣부르지만 최악의 상황은 지난 만큼 업계에선 1분기 실적 시즌 본격화와 맞물려 코스피지수가 ‘V자 반등’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제 ‘포스트 워’ 시대에 대비한 투자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재건 수혜’ 건설주, 상한가
이날 휴전 소식에 국내 증시는 업종별로 희비가 갈렸다. 가장 큰 수혜주는 건설주였다. 전후 인프라 복구와 ‘탈석유’에 따른 원전 수요 확대의 혜택을 볼 것이란 기대가 커지면서다. 이날 대우건설(29.97%), GS건설(29.86%) 등은 줄줄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중동 건설 경험이 많은 현대건설(21.04%)과 삼성물산(12.77%)에도 투자자의 매수세가 몰렸다. 과거 이란 현지 프로젝트를 수행한 DL이앤씨도 전일 대비 25.93% 오른 9만5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반도체주도 일제히 상승했다. 전날 깜짝 실적을 발표하고도 상승폭이 1.76%에 그친 삼성전자는 이날 7.12% 뛴 21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 종가가 21만원을 넘어선 건 전쟁 직전인 2월 27일 후 처음이다. 이날 삼성그룹 17개 상장사의 시가총액 합계액은 1588조5380억원(종가 기준)에 달했다. 실적 발표를 앞둔 SK하이닉스도 12.77% 뛰면서 13거래일 만에 ‘100만닉스’(103만3000원)에 안착했다. 엠케이전자(26.77%), 파두(21.28%) 등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주도 일제히 올랐다. 증시와 경기가 살아날 것이란 기대에 증권주, 소비재주, 항공주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반면 국제 원유 시세가 급락하면서 정유주는 미끄러졌다. 이날 흥구석유(-17.55%), 중앙에너비스(-17.65%), 한국석유(-10.47%), 에쓰오일(-2.35%) 등은 줄줄이 하락세로 마감했다. 원유 강세에 힘입어 최근 1개월간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 1, 2위를 달리던 ‘KODEX WTI원유선물(H)’(-17.68%), ‘TIGER 원유선물Enhanced(H)’(-14.49%)도 하루 새 두 자릿수 낙폭을 보였다.
◇“에너지·실적주 주시하라”
증권가에서는 휴전에 따른 일시적 반등을 넘어 ‘전후 시나리오’로 눈길을 옮기고 있다. 특히 이번 전쟁에서 ‘자원의 무기화’가 핵심 의제가 된 만큼 각국의 탈석유 기조가 전후 주도주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금까지 일본 화이트리스트 규제, 코로나19 등 공급망 충격을 돌이켜봤을 때 취약한 부분을 강화하려는 국가 주도의 노력이 이어져 왔다”며 “한국의 경우 원전, 신재생에너지 등에 대한 정책적 드라이브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전쟁 리스크가 걷히면 반도체, 조선 등 실적주의 매력도가 높아질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특히 실적 모멘텀이 확실한 반도체주 선호도가 높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호실적으로 반도체 업종 및 유가증권시장 전반에 걸친 이익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평균)가 추가 상향할 가능성이 크다”며 “현시점에선 기존 주도주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했다.

이선아/오현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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