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뇨스 "세계화는 끝났다…부품 현지화 확대"

입력 2026-04-09 18:06   수정 2026-04-10 01:48

현대자동차가 최근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지속되자 북미와 유럽 등 지역에서 부품 현지 조달 규모를 늘리기로 했다. 해상 운송 요충지인 중동 지역에서 발발한 전쟁으로 물류비가 급등하고 부품 공급이 지연되는 상황이 잦아져 공급망 자립이 불가피해졌다는 판단에서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사진)은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인터뷰를 통해 “선박들을 희망봉으로 우회시켰고, 운항 기간이 많이 늘어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세계화는 완전히 끝났다”고 잘라 말했다.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은 수에즈운하의 대표적 우회 항로다. 이곳을 택할 경우 통상 7~10일가량 운항 기간이 늘어난다. 하지만 가자전쟁과 미국·이란 전쟁 등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산하면서 호르무즈해협과 수에즈운하가 있는 중동 대신 상대적으로 불확실성이 낮은 희망봉 항로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현대차는 매주 공급망 대책 회의를 열고 완성차 생산 차질을 최소화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무뇨스 사장은 “지금만큼 힘든 적은 없었다”며 “현대차는 수요와 공급을 맞추고 생산 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자사의 생산 능력을 극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현대차그룹 물류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도 2024년 수에즈운하 통행 중단으로 희망봉 항로를 활용했다.

현대차는 중장기 전략으로 미국과 유럽 등 각국 생산 거점에서 부품 현지화율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현재 60% 수준으로 알려진 미국 내 공급망 현지화율을 2030년 80%까지 끌어올리고, 유럽에서도 차량 부품의 현지 조달 비율을 높여 나가기로 했다. 현대차 미국 공장의 지난해 부품·원부자재 매입액은 17조1000억원 규모다. 체코·튀르키예 공장은 12조원 수준이다. 현대차는 미국과 유럽 지역에서 부품 현지화율을 높여 관세 부담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미국 조지아주 공장에서 올해 하이브리드카와 내년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를 생산하기로 했다.

정상원 기자 top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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