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당분간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했다. 인공지능(AI) 관련 서버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계속되는 데다 빅테크와 장기공급계약(LTA)을 연이어 맺어 2~3년간 역대급 실적을 낼 것이란 이유에서다.

반도체 애널리스트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흐름을 낙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실적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삼성전자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633조950억원, 315조46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엔비디아의 올해 영업이익 예상치(357조원)와 비교하면 80~90% 수준인데 시가총액은 엔비디아의 5분의 1도 되지 않는다. 이 증권사는 SK하이닉스 매출은 294조9490억원, 영업이익은 216조150억원으로 예상했다. 실적 전망은 더욱 좋다. 에픽AI에 따르면 내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합산 매출은 10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합산 영업이익 역시 660조원을 돌파하는 등 역대급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지난해 중반부터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확고한 공급자 우위를 점했다는 점이다. AI 플랫폼 진화 속도가 예상을 뛰어넘는 상황에서 글로벌 빅테크에는 메모리 공급 안정성이 최우선 해결 과제로 떠올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메모리 공급 부족에 맞춰 평균판매가격(ASP)을 올려 수익성을 크게 개선했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지난 1분기 기준 삼성전자 D램 ASP가 전 분기 대비 95%, 낸드플래시는 84% 수준 상승해 영업이익률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을 것”이라고 했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라인업을 앞세워 연간 영업이익률이 60~70%를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김 연구위원은 “SK하이닉스 HBM3E(5세대)는 생산성과 수익성을 증명한 제품이기 때문에 고수익성 제품의 안정적인 실적 가시성이 담보됐다”고 했다.
두 번째는 AI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 메모리 수요 증가세가 적어도 올 연말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메모리 업사이클은 과거와 달리 단기적인 재고 사이클이 아니라 구조적인 수요 변화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속성이 높다고 판단된다”며 “최소 올해까진 공급 제약과 AI 수요 증가가 맞물리며 메모리 가격 상승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류형근 대신증권 책임연구위원은 “가격 상승 사이클은 2027년까지 연장될 것”이라며 “현 시점에서 나타나는 극단적인 수요와 공급 괴리율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고 AI 확산으로 메모리의 역할과 중요도가 구조적으로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셋째는 미래의 메모리 가격 협상에서도 공급사의 주도권이 압도적 우위에 설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과 D램 LTA를 맺었거나 추진 중이라는 점을 배경으로 한다. 빅테크가 가격 변동성이 큰 D램을 장기간 ‘입도선매’하고 나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최소 3~4년간 안정적인 메모리 공급처가 생기기 때문에 향후 협상력도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장기공급계약은 단순한 가격 문제가 아니라 메모리 반도체의 AI산업 내 지위가 올라간 것을 의미한다”며 “기존 시클리컬(사이클을 타는 업종)산업에서 벗어나 메모리 반도체산업의 구조적 변화의 시작점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이종욱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AI 수요의 상승 곡선이 아직 ‘S커브’를 지나지 않은 것 같다. 반도체 공급이 내년 하반기부터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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