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힌 호르무즈…휴전 후 14척 통과

입력 2026-04-11 09:48   수정 2026-04-11 10:30



미국과 이란이 파키스탄에서 종전 협상에 나서는 가운데 이번 협상의 핵심 쟁점인 호르무즈 해협은 여전히 사실상 봉쇄된 상태다.

이란이 자유로운 항행을 허용하지 않은 탓에 통행량은 휴전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이란의 경제·외교 목적에 부합하는 선박만 선별적으로 통과시키는 양상이다.

현지시간 11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분석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의 휴전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14척인데 이 가운데 최소 9척이 이란과 연계가 있다.

예를 들어 한 척은 러시아 선적 유조선 '아리메다'인데 이 유조선은 서방의 제재를 피해 이란산 원유를 나르는 일명 '그림자 선단'과 관련됐다.

블룸버그통신도 지난 9일 오전 이후 해협을 통과한 것으로 목격된 선박은 고작 9척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 가운데 5척이 페르시아만을 빠져나갔고, 4척이 들어갔다.

이란산 원유 약 100만 배럴을 실은 유조선 '투어2'가 해협 밖으로 나왔고, '아리메다'가 안으로 들어가 이란의 주요 수출 거점인 하르그섬으로 향했다.

지난 이틀간 원유 약 200만 배럴을 각각 실은 초대형 유조선 몇 척이 해협을 향해 이동했지만, 한 척도 페르시아만에서 나오지 못했다.

페르시아만에 있는 유조선 몇 척은 해협 진입로 인근에 닻을 내렸는데 이들은 해협이 개방될 경우 가능한 한 빨리 이동하기 위한 선제점 움직임이라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AFP통신은 지난 7일 휴전 이후 원자재 운반선 16척만 해협을 통과했다고 선박 추적 정보 업체 케이플러(Kpler)를 인용해 보도했다.

케이플러의 분석가 아나 수바식은 휴전이 유지되더라도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이 하루 최대 10∼15척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해협을 통과한 선박의 정확한 숫자를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미국과 이란의 전쟁 전에는 하루 약 140척이 해협을 지났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정상화와 거리가 멀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은 휴전 합의에도 불구하고 미국을 상대로 협상력을 유지하기 위해 세계 해상 원유 운송의 약 4분의 1이 거쳐 가는 주요 관문인 호르무즈 해협을 계속 옥죄고 있다.

FT 보도에 따르면 현재 해협 안쪽인 페르시아만에는 화물선 약 900척이 여전히 갇혀 있는데 이들은 안전한 항행을 위한 조건이 분명해지기를 기다리고 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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