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 내 괴롭힘 신고 후 피해근로자가 유급휴가를 요청하면, 회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또 요청받은 유급휴가일을 모두 부여해야 하는지에 관한 문의가 많습니다. 관련 법 규정과 행정해석, 최근 하급심 판례를 바탕으로 사용자와 피해근로자 모두가 알아두어야 할 내용을 정리합니다.
<i>#근로기준법과 행정해석</i>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3항은 조사기간 동안 피해근로자등 보호를 위해 필요한 경우 피해근로자등의 의사에 반하지 않는 근무장소의 변경, 유급휴가 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할 사업주의 의무, 같은 조 제4항은 조사 결과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이 확인된 때에는 피해근로자의 요청이 있으면 근무장소의 변경, 배치전환, 유급휴가 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할 사업주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양 규정의 차이점은 조사기간 중 적절한 조치의무 위반 시 과태료가 부과되지 않지만, 직장 내 괴롭힘 확인 이후 적절한 조치의무 위반 시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는 점입니다.
다만, 이 두 규정을 반드시 피해근로자가 원하는 내용대로 조치해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고용노동부의 입장입니다(근로기준정책과-278, 2020.01.15., 근로기준정책과-680, 2022.02.24. 참조). 특히 조사기간 중에는 피해 주장의 내용, 피해의 정도 및 경과 등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피해근로자등의 의견을 들은 후 사용자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면 됩니다(근로기준정책과-271, 2020.01.15. 참조). 따라서, 실제로 피해근로자의 유급휴가 요청을 거부했다고 해서 바로 법 위반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i>#유급휴가 거부, 법원의 판단은</i>…
최근 하급심 판례에서는 피해근로자가 직장 내 괴롭힘 조사기간(1차 유급휴가 신청) 및 괴롭힘 인정 이후(2차 유급휴가 신청)에 유급휴가 요청을 하였으나, 회사가 이를 거부하고 무급휴가를 부여한 처분이 문제되었습니다. 법원은 회사의 무급휴가 부여처분을 무효라고 보기는 어려우나, 위법한 행위로 판단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피해근로자는 직장 내 괴롭힘 이전에는 정신과 진료 전력이 없었는데, 이후 우울·불안·불면 등의 증상으로 치료를 받아왔고, 그 자료(진단서, 소견서)를 회사에 제출한 점, 둘째, 일부 괴롭힘이 인정된 이후에도 회사는 '경미하다'는 이유 등을 들어 유급휴가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던 점, 셋째, 근로복지공단이 해당 상병을 '적응장애'로 보아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한 점, 넷째, 법원도 '적응장애' 등 질병은 직장 내 괴롭힘만이 원인은 아니라 하더라도 직장 내 괴롭힘이 원인의 일부가 되어 발생한 것으로 봄이 합당하다고 본 점입니다.
따라서, 무급휴가기간 동안의 미지급임금 상당액에서 피해근로자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받은 휴업급여를 공제한 금액을 손해배상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보았습니다(수원지방법원 2025. 11. 26. 선고 2024가단600207 판결 참조).
<i>#가장 중요한 기준은 '피해자 보호'</i>
이상의 내용을 종합하면, 유급휴가는 사용자의 적절한 조치 중 하나이지만, 어떠한 조치를 선택할 때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피해근로자 보호’입니다. 따라서 피해근로자 보호를 위해서 실질적으로 유급휴가가 필요한지를 신중히 판단해야 하며, 다른 조치를 선택하는 경우에도 피해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지 않는 대안을 검토하고 사전 협의하는 절차를 거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피해근로자에게 유급휴가가 필요했음에도 회사가 이를 부여하지 않는다면, 판례의 입장처럼 근로자 보호의무 위반으로 손해배상 책임까지 질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허순영 행복한일노무법인 공인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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