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원 품절템' 불티나게 팔리더니…"10년 만에 4배 커졌다"

입력 2026-04-14 06:30   수정 2026-04-14 06:42


고물가와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소비자들이 초저가 생활용품점 다이소로 몰리고 있다. '5000원 상한' 균일가 전략을 앞세운 아성다이소는 지난해 매출 4조5000억원대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다이소의 오프라인 결제액과 온라인 이용자 수는 나란히 역대 최대치를 다시 썼다. 모바일인덱스가 집계한 3월 다이소의 신용·체크카드 추정 결제액은 약 2307억원으로, 종전 최대치였던 지난해 10월(약 2160억원)을 넘어섰다.

애플리케이션(앱) 이용자 수도 빠르게 늘고 있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올 2월 다이소몰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516만명으로 1년 전보다 42% 증가했다. 같은 달 앱상 결제추정금액도 4687억~4697억원 수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 16% 늘었다.

이는 다이소가 불황형 소비의 흐름을 정면으로 흡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외식, 패션, 가전처럼 목돈이 들어가는 소비는 미루더라도 세제, 주방용품, 수납용품, 화장품, 간식처럼 일상적으로 필요한 상품은 최대한 싸고 효율적으로 사려는 수요가 다이소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 가격 상한이 명확하다는 게 강점이다. 1000원, 2000원, 5000원 등 정해진 가격 안에서 물건을 살 수 있어서다. 물가가 오를수록 '싼 곳'보다 '예상 가능한 곳'을 찾게 되는데 다이소가 그 틈을 정확히 파고든 셈이다.

이런 흐름은 실적으로 이어졌다. 업계는 아성다이소의 지난해 매출을 전년 3조9689억원 대비 약 15% 증가한 4조5000억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2015년 처음 조단위 매출을 올린 뒤 10년 만에 외형이 4배 이상 커진 셈이다.

다이소의 전국 매장 수는 1600개 안팎, 취급 상품 수는 3만여종에 달한다. 매월 600개 이상의 신상품을 쏟아내는데 최근에는 단순 생필품을 넘어 뷰티와 건강기능식품, 패션 등의 카테고리까지 공격적으로 키우고 있다.

지난해 다이소의 패션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대비 70% 증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5000원 바람막이와 티셔츠 등은 출시 직후 온·오프라인에서 잇따라 동나며 '품절템'으로 화제를 모았다.


품절템은 다이소를 설명하는 키워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가격 대비 성능이 좋다는 입소문이 돌면 육아용품부터 블루투스 키보드까지 순식간에 동난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상품을 찾아 여러 매장을 돌거나 앱으로 재고를 확인하는 소비자도 적지 않다.

이러한 인기에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까지 다이소를 필수 쇼핑 코스로 삼고 있다. 한국에서 인기 있는 K뷰티 상품부터 생활잡화까지 한 번에 살 수 있는 데다 가격이 단순해 언어 장벽도 낮기 때문. 내국인의 생활밀착형 소비에 외국인 관광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다이소 성장세는 한층 가팔라지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유통 전반이 부진한 상황에서 다이소처럼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는 사례는 드물다"며 "한때 염가품 이미지에 갇혀 있던 다이소가 이제는 매출 5조원을 넘보는 유통 공룡으로 커졌다"고 평가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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