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주요국의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한국 경제는 상대적으로 탄탄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이어가는 수출과 추가경정예산을 통한 재정 투입이 ‘중동 충격’을 상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IMF는 14일 발표한 ‘4월 세계경제전망(WEO)’에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1.9%로 제시했다. 지난 1월과 같은 전망치다. IMF의 성장률 전망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1.7%) 전망보다 높고, 아시아개발은행(ADB·1.9%)과 같다.
OECD는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0.4%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IMF가 OECD와 다른 전망을 제시한 건 중동 전쟁이 한국 경제에 가하는 하방 압력을 수출로 만회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힘입어 지난 3월 수출은 861억3000만달러로 월간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월간 기준 700억달러를 넘어본 적이 없는 수출이 단숨에 800억달러를 넘어서면서 연간 수출이 처음으로 8000억달러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주 국회를 통과한 26조2000억원 규모 추경도 올해 성장률을 0.2%포인트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한국의 물가 상승률은 2.5%로 예상했다. 지난해 11월 전망치(1.8%)보다 0.7%포인트 높다. 중동 사태에 따른 에너지·식품 가격 급등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1월 세계경제전망에서는 한국의 물가 상승률을 따로 발표하지 않았다. IMF는 “물가안정을 최우선 통화정책 목표로 삼고, 재정건전성을 유지하는 한편 취약계층은 적기에 한시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주요국 경제 성장률은 줄줄이 하향 조정됐다. 세계 성장률은 3.3%에서 3.1%로 낮췄다. 미국은 2.4%에서 2.3%로, 중국은 4.5%에서 4.4%로 소폭 하향했다. 영국은 1.3%에서 0.8%로 0.5%포인트 낮춰 잡았다. 물가가 치솟고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소비·투자 심리가 위축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전망치는 전쟁이 조기에 끝나고, 올해 중반부터 에너지 생산·수출이 정상화한다는 ‘기본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산출했다. 국제 유가가 올해 평균 배럴당 100달러, 내년 평균 75달러 수준인 ‘악화 시나리오’에서는 세계 성장률이 2.5%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가가 올해 110달러, 내년 125달러까지 치솟는 ‘심각 시나리오’에서는 2% 안팎으로 밀릴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악화·심각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도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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