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승현 대표 "세 번 좌절 끝에 창업, 이젠 美서 줄 설 정도죠"

입력 2026-04-14 18:18   수정 2026-04-15 00:20

“이제 미국 현지 차 튜닝 업체들이 먼저 계약하자고 줄을 설 정도입니다”

자동차 보디키트 제조 기업 에이드로의 윤승현 대표는 14일 서울 역삼동 본사에서 “세차례 큰 위기를 넘긴 끝에 미국 진출을 이뤄냈다”며 이같이 말했다. 2020년 설립된 에이드로는 ‘에어로다이나믹(공기역학) 기술’을 적용해 공기 저항을 최대한 줄여 주행성능을 높이는 맞춤형 외장 부품을 만드는 회사다. 외장 키트를 비롯한 자동차 애프터 마켓은 북미에선 이미 시장 규모가 연간 1조7000억원에 이를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세 차례 고비, 창업의 발판 돼
윤 대표의 창업 스토리는 세 번의 좌절에서 시작됐다. 어린 시절부터 비행기 등 유체 역학에 관심이 많았던 윤 대표는 KAIST에서 항공우주공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엔 록히드마틴·보잉 등 미국 대표 방위산업·항공사에 취업하고 싶다는 꿈을 품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이 오직 미국 국적자만 채용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군 제대 후 떠난 여행지인 모나코에서 우연히 F1 그랑프리 경기를 접했다. 자동차 경주의 매력에 푹 빠진 그는 곧장 F1엔지니어 배출의 산실로 알려진 영국 사우샘프턴대학에 입학 신청서를 냈다. 카레이싱 공기역학을 공부하며 석사 학위를 마친 그는 세계적인 F1 팀으로 유명한 ‘페라리’ 팀 입사를 확정지었다. 그러나 첫 출근을 일주일 앞두고 발생한 리먼브라더스 파산과 글로벌 금융위기로 채용이 결국 취소됐다. 윤 대표는 “너무나 일하고 싶었던 회사들에서 두 번 연속 거절당해 막막한 심경이었다”고 토로했다.

귀국 후 생계를 잇기 위해 금형 공장에서 쇠를 깎는 일부터 시작했다. 이후 LG전자, KT 등 대기업 계열사에 들어가 각종 경험을 쌓았다. 그는 “대기업에선 기술을 사업화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간 배운 항공우주공학과 카레이싱 공기역학으로 나만의 사업을 해보자고 결심한 그는 국내에선 아직 생소한 자동차 외장 키트 제조 회사를 차렸다. 당연히 창업 초기 반응은 싸늘했다. 국내 자동차 외장 키트 시장 규모는 고작 20억원에 불과했다. 윤 대표는 “무엇보다 ‘자동차 외장 키트는 양아치들이나 달고 다니는 것’이라는 편견과 싸워야 했다”며 “창업 자체가 세 번째 고비였다”고 했다.
◇위기 때 만난 동료 덕을 보다
다행히 핵심 인재가 속속 합류하면서 전환기를 맞았다. 자동차 디자이너에게 ‘꿈의 차’로 불리는 독일 벤츠 마이바흐 비전6, 현대 아이오닉5 등 명차 디자인을 도맡았던 데이비스 리와 영국 윌리암스 F1 팀 공기역학자로 활약한 스콧 비튼, 항공우주연구원에서 누리호 설계에 참여했던 핵심 개발자까지 각 분야 최고 전문가들이 의기투합했다.

윤 대표는 좁은 내수 대신 미국 시장을 겨냥했다. 2021년 미국 최대 자동차 애프터마켓 박람회인 ‘세마(SEMA)쇼’에서 BMW의 신차 ‘M4’용 범퍼 키트를 선보였다. 이 범퍼는 유튜브에서 300만 회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열띤 호응을 얻었다. 이를 계기로 미국 자동차 튜닝업체 100여 곳과 계약을 맺으며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지난해 매출 167억원 중 미국에서만 86%를 기록했다. 그는 “미국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이번엔 유럽 시장을 뚫기 위해 독일 법인도 설립했다”고 밝혔다.

윤 대표의 다음 목표는 ‘인공지능(AI) 공기역학 최적화 기술(AOX)’이다. AOX는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는 최적의 디자인을 AI가 자동으로 설계하는 기술이다. 그리스 출신 최고 전문가를 영입해 올해 CES에서 신규 모델을 선보였다. 이를 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잇따라 러브콜을 보냈고 3~4곳과 계약을 체결했다는 후문이다. 그는 “AOX는 차체 개발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솔루션”이라며 “과거 겪은 시련이 지금의 성장을 이끈 최대 자산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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