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정책대출 관리 놓고 '엇박자'

입력 2026-04-14 17:43   수정 2026-04-15 01:02

지방선거가 정부 가계부채 관리의 변수로 떠올랐다. 정부가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1.5%로 낮추고 정책대출 비중도 줄이겠다고 밝힌 가운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신혼부부 특례대출 소득 기준을 완화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으면서다. 결혼에 따른 불이익을 줄여야 한다는 여당과 총량 관리 기조상 정책대출 문턱을 더 낮추긴 어렵다는 정부 판단이 부딪치는 모습이다.

14일 국회와 관계부처에 따르면 민주당은 최근 신혼부부 특례대출 소득 기준을 현행 부부 합산 8500만원에서 1억2000만원으로 높이는 방안을 지방선거 공약에 담았다. 대출 심사 과정에서 부부 합산 소득 기준을 완화하는 이른바 ‘신혼계수’ 도입도 추진하기로 했다. 혼인신고를 하는 순간 부부 합산 소득이 기준을 넘어 대출이나 복지 혜택이 끊기는 이른바 ‘혼인 페널티’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민주당이 내세우는 명분은 분명하다. 결혼이 오히려 제도상 불이익으로 작용하는 혼인 페널티 구조부터 손봐야 저출생 대응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집값이 높은 수도권에선 부부 합산 8500만원 기준이 현실과 괴리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며 “결혼을 장려하려면 혼인에 따른 대출 불이익부터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우선순위를 다르게 본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일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1.5%로 지난해 1.7%보다 더 낮추겠다고 밝혔다. 정책대출 비중도 현행 30% 수준에서 20%까지 단계적으로 축소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정책대출 비중을 줄이기 위해선 전세보증 축소 등과 함께 신혼부부 특례대출 소득 기준을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신혼부부 특례대출 대상을 다시 넓히는 공약이 나오자 정부 내부에선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정부는 현행 신혼부부 특례대출 기준도 낮은 수준이 아니라는 인식이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혼부부 특례대출 소득 기준은 윤석열 정부 시절 7000만원에서 8500만원으로 한 차례 상향됐다. 당시 지원 대상이 늘어나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집값을 자극했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현행 기준 역시 가계부채 관리 기조에 비춰 보면 낮은 수준이 아니다”며 “정책대출 비중을 줄이려면 신혼부부 특례대출 소득 기준 조정도 함께 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의식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공약은 국토교통부와의 조율 없이 먼저 발표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혼부부 특례대출은 주택도시기금과 연결돼 있어 실무적으로 국토부와 협의해야 한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관계부처 협의 없이 정치권에서 먼저 공약 형태로 발표한 것으로 안다”며 “부부 합산 1억2000만원을 버는 가구는 통계적으로 고소득층이라 실제 제도화 단계로 가면 적지 않은 이견이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조미현/하지은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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