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거래소가 오는 9월 도입 예정인 프리·애프터마켓에서 거래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실시간 순자산가치(iNAV) 지표를 공개하지 않는 방침으로 가닥을 잡았다. 해당 시장에 거래량이 부족해 시장가격과 iNAV 간 괴리가 커지면 오히려 투자자 혼란이 빚어질 것을 우려해서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오는 9월 도입할 예정인 프리·애프터마켓에서 매매되는 ETF의 iNAV를 투자자에게 공표하지 않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iNAV를 따로 산출하지 않는 방향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iNAV는 ETF가 담고 있는 자산의 실제 가치가 장중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지표로 투자자의 의사결정을 돕는다. 유동성공급자(LP)는 이를 참고해 호가를 대고, 투자자는 이를 ETF 시장가와 비교해 실제 가치에 맞게 거래되고 있는지 판단한다.
거래소가 iNAV를 공표하지 않기로 결정한 이유는 프리·애프터마켓에서의 거래량이 정규장과 비교해 크게 적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유동성 부족으로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면 ETF 시장가와 iNAV 간 괴리가 커져 투자자 혼란이 빚어질 수 있어서다.
증권사 LP가 ETF에 호가를 제시하는 데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란 판단이다. 이들은 자체적으로 '프락시(Proxy) iNAV'를 산출해 ETF의 적정 가치를 평가하며 호가를 대고 있다는 설명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현재 정규장에서도 증권사 LP들은 iNAV를 참고 자료로 확인하고, 실제 호가 제출은 자체 산출한 프락시 iNAV를 사용하고 있다"며 "(프리·애프터마켓에서) iNAV를 공표하지 않아도 LP 업무를 수행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방안이 실현되면 개인투자자가 ETF의 적정 가치를 실시간으로 판단할 정보가 마땅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NAV가 공표되지 않으면) ETF의 기준이 되는 가격을 찾지 못하게 되는 것"이라며 "여러 종목이 담겨 있는 ETF의 현재 시장가가 적정한지 개인들은 검증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거래소 관계자는 "프리·애프터마켓에서 유동성이 부족해 발생하는 왜곡된 지표로 투자 판단하는 것보다 iNAV를 아예 공표하지 않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향후 가격 왜곡 정도와 유동성 등을 모니터링하면서 지표의 왜곡이 없겠다고 판단되면, 그때 다시 공개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거래소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거래시간 연장을 골자로 하는 프리·애프터마켓 시행 시점을 오는 9월 14일로 연기한 상태다.
거래소 관계자는 "프리·애프터마켓에서 투자자 보호를 위한 LP 의무 및 iNAV 산출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구체적인 ETF 거래 방안을 수립할 방침"이라고 말했다.<!--/data/user/0/com.samsung.android.app.notes/files/clipdata/clipdata_bodytext_260414_174059_280.sdocx-->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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