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없으면 '로또 청약'도 그림의 떡…4년 새 200만명 떠났다 [주간이집]

입력 2026-04-15 06:30   수정 2026-04-15 07:45

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정책·규제 영향을 크게 받는 시장이지만 결국 수요의 힘이 작동하기 마련입니다. 시장경제는 사람들이 각자의 목적을 위해 거래하는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손', 즉 수요와 공급에 따른 가격 질서가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한경닷컴은 매주 수요일 '주간이집' 시리즈를 통해 아파트 종합 정보 플랫폼 호갱노노와 함께 수요자가 많이 찾는 아파트 단지의 동향을 포착해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서울 민간 아파트 분양가가 1년 만에 20% 가까이 치솟으면서 무주택자들의 한숨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노량진 뉴타운에서 처음 나온 분양 물량인 '라클라체 자이 드파인'은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 분양가가 25억원을 넘겨 시장을 떠들썩하게 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줍줍'으로 불리는 무순위 청약이나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청약에 실수요자의 시선이 쏠렸습니다. 당첨되기만 하면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15일 아파트 종합정보 앱(응용프로그램) 호갱노노에 따르면, 4월 첫째 주(6~12일) 기준 방문자 수가 가장 많았던 단지는 '강동 헤리티지 자이'로, 3만9432명이 방문했습니다.

서울 강동구 길동에 자리한 강동 헤리티지 자이는 2024년 6월 입주를 시작한 단지입니다. 1299세대로 이뤄져 있는데, 이 중 2세대가 무순위 청약으로 나왔습니다. 부정 청약 행위가 적발돼 당첨이 취소된 물량으로, 2가구 모두 전용 59㎡B 타입입니다.

분양가는 각각 7억3344만원(102동 704호), 7억8686만원(102동 2804호)입니다. 이 아파트 같은 면적대는 지난 2일 16억5500만원에 거래됐고, 호가는 18억원을 넘어갑니다. 시세차익이 1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자, 2가구 모집에 10만6095명이 청약하며 사람이 몰렸습니다.

이는 최근 서울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를 고려해도 매력적인 가격입니다. 분양평가 전문회사 리얼하우스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전용 84㎡ 평균 분양가는 18억9000만원이었습니다.

두 번째로 방문자가 많았던 단지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강남권 하이엔드 단지로, 이들 단지 역시 막대한 시세차익이 예상되는 곳입니다. 서초구 잠원동에 신반포 21차를 재건축해 공급되는 '오티에르 반포'에는 3만81명이 방문했고, 용산구 이촌동 '이촌 르엘'에는 2만8922명이 발 도장을 찍었습니다.

'오티에르 반포'는 지난 13일 1순위 청약으로 43가구를 모집했는데, 여기에 3만540명이 신청했습니다. 평균 경쟁률은 710.1 대 1이었습니다. 전용 84㎡를 기준으로 분양가는 27억5650만원입니다. 인근 신축인 '메이플자이' 동일 면적 시세가 50억원을 넘어가는 것을 고려하면, 20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이 보장됐습니다.

'이촌 르엘' 역시 지난 10일 1순위 가구 모집에서 흥행했습니다. 전용 100㎡ 이상의 대형 평수 위주로 조성된 이촌 르엘은 78가구가 일반 분양으로 나왔는데, 1만528개의 청약 통장이 신청해 평균 134.9 대 1의 경쟁률로 모든 주택형이 마감됐습니다. 분양가는 전용면적 100㎡가 27억원대, 122㎡가 33억원대입니다. 인근에 있는 래미안첼리투스 전용 124㎡가 지난 1월 44억4998만원, 작년 7월엔 58억3000만원에 거래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10억~20억원대의 시세차익이 예상됩니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에도 분양가가 높지만, 시세차익이 보장되다 보니 수요가 쏠린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런 청약에는 현금 부자만 참여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지난해 6·27 대출 규제 영향으로, 15억원이 넘는 아파트에 대해선 자금 조달 경로가 제한되기 때문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장 전체적으로는 청약을 포기하는 이가 늘어가는 분위기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하며 급증했던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감소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말 기준 청약통장(주택청약종합저축·청약저축·청약부금·청약예금) 가입자 수는 2608만7504명입니다. 2022년 2850만 명에서 4년 만에 200만 명 넘게 줄었습니다. 2600만 명은 6년 전 가입자 수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고분양가'에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가 사라지고, 대출 규제까지 강화되면서 청약 시장도 현금 부자만 참여할 수 있는 '그들만의 리그'가 된 탓으로 보입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분양가가 급등하고, 당첨돼도 대출이 제한되다 보니 '청약통장 무용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며 "현금 여력이 풍부한 수요자만 시세차익이 확실한 단지 위주로 청약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삼성바이오로직스현대차삼성전자트럼프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