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은 50대 여성 커플 벨과 플로의 현재와 20대 시절을 교차하며 보여준다. 질병 후유증으로 일상의 제약이 생긴 벨, 그 곁을 지키는 플로의 삶은 평온해 보이지만 정체불명의 전화 한통으로 파열음이 생긴다.
이후 과거의 기억이 현재로 밀려오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젊은 시절의 사랑을 발견과 연결로 그렸다면 시간이 흐른 뒤의 관계를 책임과 지속이라는 무거운 문제로 확장해낸다. 로맨스를 지나 함께 늙어간다는 의미, 서로를 돌본다는 행위의 의미까지도 묻게되는 것이다.
원작자 아일리 린은 기존 서사를 새로운 시선으로 전복하고, 주변화된 목소리를 무대 중심으로 끌어올리는 작업으로 주목받아온 작가다. 관계와 정체성에 대해 날카로운 통찰을 보여온 작가라고 평가받는다.
'너울'의 원작은 2023년 초연 당시 이브닝 스탠다드 씨어터 어워즈(Evening Standard Theatre Awards)에서 신진 극작가상(Charles Wintour Most Promising Playwright Award)을 받았다. 동시에 올리비에 어워즈(Olivier Awards)와 오프 웨스트엔드 어워즈(Off West End Awards)에서도 주요 부문 후보에 올랐다. 해외 공연예술 유력 매체 '더 스테이지'는 “퀴어 우정과 사랑의 질척하고도 아름다운 역동성을 포착한 작품(The Stage)”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한국 무대에서는 연출가 진해정이 이 작품을 맡아 재해석한다. 진해정은 인물의 감정선과 관계의 결을 섬세하게 구축할 예정이다. 또한 번역가와 창작진이 협업해 원작의 정서를 유지하면서도 한국 관객과의 정서적 접점을 고민했다는 후문이다.
김광덕, 윤현길, 이미라, 이은조, 박은호 등 연극계를 누비는 베테랑 배우들도 대거 출연한다. 연극 '너울'은 다음달 8일부터 17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전 회차 한글자막해설이 제공된다.
이해원 기자 um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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