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1200억 쏟아부었다더니…깜짝 공개한 '비밀 병기'는

입력 2026-04-15 06:20   수정 2026-04-15 07:39


해럴드 로저스 쿠팡 한국대표는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세마포 글로벌 이코노미 행사에서 한국계 창업자인 윤영목 대표가 미국 텍사스에 설립한 콘토로로보틱스(Contoro Robotics)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인공지능(AI) 관련 세션에서 약 15분간 발표하면서 "2023년 이후 AI 기술 스타트업에 총 8400만달러를 투자했으며, 이 중 가장 흥미로운 투자처는 콘토로"라고 소개했다. 콘토로는 창고에서 물품을 포장하고 운반하는 작업을 돕는다. 로저스 대표는 "로봇 팔에 부착된 흡착판 기술 덕분에 배송된 소포가 찌그러져 있거나 손상되어 있어도 정확하게 옮겨서 포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창업자 윤 대표를 언급하면서 "한국 정부와 NASA에서 장학금을 받아 학업을 마쳤고, 텍사스에서 스타트업을 시작했다"면서 "35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고 계속 성장하는 회사"라고 했다. 이 로봇은 다양한 크기·무게의 상자를 처리할 수 있는 혁신적 그립 기술을 사용, 하역 작업 성공률이 99%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두 회사의 협력은 최근 체결된 '한미 기술 번영 협정'(U.S.-Korea Tech Prosperity Deal)의 취지와도 부합한다고 쿠팡은 설명했다.

쿠팡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SBVA 코리아 소버린 AI 펀드'에 대한 5000만달러를 투자했으며,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테크 스타트업 '템포(Tempo)'와 한국 AI 로봇 기업 CMES에도 투자했다고 밝혔다.

이날 로저스 대표는 쿠팡을 "여러분이 잘 모르는 미국 기업 중에 가장 큰 기업"이라고 소개하면서 "한국이 가장 큰 시장이긴 하지만 그 외에도 전 세계의 수많은 시장과 국가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처음 진출해 있던 (한국의) 시장 환경 때문에 라스트마일 물류 시스템을 직접 구축해야만 했다"면서 "페덱스 같은 물류업체도 없고, 배송 차량도 없어 직접 만들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그렇게 시스템을 구축해 둔 덕분에 훗날 로켓 배송이나 새벽 배송 같은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었다"고 했다. 한국에 물류업체가 없었다는 것은 정확한 설명은 아니나 쿠팡의 서비스에 적합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보인다.

그는 쿠팡이 유통기업이면서 동시에 "식료품 판매, 동영상 스트리밍, 핀테크,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50억달러 규모 미국산 상품을 아시아 지역에 판매"했다고 밝혔다.

로저스 대표가 쿠팡이 "한국에서 두 번째로 큰 고용주"라고 말하자 좌중은 깜짝 놀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미국 기업이 특정 국가에서 두 번째로 큰 고용주가 된 것은 한국이 선진 경제 국가 중에 유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정보유출 및 한국 정부와의 갈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쿠팡은 워싱턴 일대에서 지속적으로 로비와 홍보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의회는 물론 주요 협회와 언론사에도 후원을 하면서 존재감을 키우는 중이다. 세마포 글로벌 이코노미 행사에는 시스코, 인디드, 슈나이더 일렉트릭, 웨스트헬스 등과 함께 프레젠팅 파트너로 참여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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