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프 정상, 호르무즈 통행 회의 주최…"미국 빠진 전후 구상"

입력 2026-04-15 06:55   수정 2026-04-15 06:56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호르무즈 해협에서 안전한 통행을 논의하기 위해 오는 17일(현지시간) 국제 화상 회의를 공동으로 연다.

14일 AFP 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엘리제궁은 이번 회의가 '순전히 방어적인 임무'에 기여할 준비가 된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다고 밝혔다. 이어 "안보 상황이 허락할 때 호르무즈 해협에서 항행의 자유를 회복하기 위한 계획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 총리실 대변인도 "이번 회의는 분쟁이 끝난 후의 국제 해운 보호를 위해 조율되고 독립적인 다국적 계획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과 프랑스는 이란 전쟁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으면서 전투가 멈춘 후 호르무즈 해협에서 방어적인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이번 회의에 미국은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인도도 초청받았으나 두 나라의 참석 여부는 불확실한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럽 국가들이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선박 운항을 재개하기 위해 소해함 등 군사 자산을 포함한 다국적 협력 구상을 추진하고 있다. 이 구상은 미·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끝난 후 시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국은 제외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WSJ는 이 구상의 목표가 크게 세 가지라고 보도했다. 현재 해협에 묶여 있는 선박의 이동 지원과 대규모 기뢰 제거, 정기적인 군사 호위 및 감시를 제공하는 것이다. 특히 기뢰 제거에 강점이 있는 유럽은 150척 이상의 관련 함정을 보유한 것으로 분석된다.

독일의 참여 가능성도 거론된다. 그간 독일은 해외 군사 개입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는 임무 규모가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독일은 영국과 프랑스보다 재정 여력이 크고, 해당 임무에 필요한 군사 자산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유럽 내부에서도 일부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는 미국이 개입하면 이란 측 반발을 키울 수 있다고 봤다. 반면 영국은 미국이 배제되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반발과 작전 범위 축소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 같은 논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해군 임무 구성에 관한 진전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참여국들이 '영구적인 전투 중단'이 있을 때까지는 해군 자산 배치를 원하지 않는다고 유럽 당국자들은 전했다.

한 당국자는 지금까지 논의는 군사적 방식보다는 외교적인 노력에 집중해 왔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회의를 주도하는 영국과 프랑스조차 견해가 완벽히 일치하지 않는다고 했다. 해군력을 어떤 식으로 운용할지, 미국이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등에 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논쟁은 최근 미국과 유럽 간 균열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해 유럽에 군함 파견을 요구했으나 유럽은 이를 거부했다.

이수 한경닷컴 기자 2s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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