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4월 15일 09:5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이 공모 회사채 발행 과정에서 부서 간 장벽을 허물고 '손익 조정' 등을 일삼은 주요 증권사들에 경영유의 징계를 내렸다. 기업금융(IB) 부서가 주관 수수료를 활용해 사내 운용 부서의 채권 매매 손실을 보전해 주는 등 이른바 ‘캡티브(Captive) 마케팅’ 변칙 영업 관행이 금감원 조사로 대거 적발된 것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7일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 6곳을 대상으로 각각 4건의 '경영유의' 조치를 공개했다. ▶본지 2월 27일자 A1, 3면
당시 증권사가 회사채 주관을 따낼 때 보험사, 자산운용사, 캐피털사 등 계열사 참여를 약속하며 수임하는 캡티브 영업 관행이 문제시됐다. 발행사 요구 금리를 맞춰 주관 증권사가 자기자금으로 회사채를 인수했다가 곧바로 처분하는 일도 반복됐다.
금감원은 IB부서와 사내 타 부서 간의 ‘차이니스월’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삼성·미래에셋·NH투자증권은 IB부서가 수요예측에 참여한 채권영업 부서 등이 입은 매도 손실을 주관·인수 수수료로 보전해 준 사실이 드러났다. NH투자증권은 발행어음 운용부서가 발생시킨 운용 손익을 IB부서에 귀속시키는 등 광범위한 손익 조정이 이뤄졌다.
신한투자·한국투자증권은 수요예측 참여 및 배정에 대한 기여도를 인정한다는 명목으로 IB부서가 주관 수수료의 일부를 운용 부서나 리테일 부서에 지급했다. KB·신한투자증권은 사내 부서가 수요예측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별도의 ‘특별 한도(전략북 등)’를 설정하거나 이를 검토한 사실이 적발됐다.
금융당국은 증권사가 주관 실적을 높이기 위해 실수요자의 물량 배정을 저해하거나 공정한 시장가격 형성을 방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들 증권사에 대해 부서 간 독립성을 확보하고 정보교류 차단을 강화할 것을 요구했다.
금감원은 △자사가 주관하는 회사채 취득을 위한 별도 북(Book) 한도 운영 금지 △부서 간 수수료 및 손익 조정 금지 △단기 처분 시 매도 상대방과 사유 등 구체적 증빙 보존 등을 조치 사항으로 전달했다.
하지만 증권업계 안팎에서는 캡티브 영업 관행이 여전히 근절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제재가 경징계 수준에 그치다 보니 일부 증권사들이 여전히 캡티브 영업 관행을 완전히 끊어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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