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인공지능(AI) 음성 비서 '시리' 개발 조직을 다시 손보고 있다. AI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가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시리 개발 인력 수백명을 대상으로 AI 코딩 도구 활용 교육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은 15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시리 개발 인력 수백명을 수주 동안 AI 활용 코딩 교육 부트캠프에 보낼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번 조치는 시리 개발팀이 AI 코딩 도구를 활용하는 역량이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은 데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앤트로픽의 '클로드 코드'나 오픈AI의 '코덱스' 같은 도구를 활용한 개발 방식이 확산하고 있는데도 시리 조직의 생산성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애플 내부 다른 소프트웨어 조직은 AI 코딩 도구를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반면 시리 개발팀은 이 같은 흐름을 충분히 따라가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 매체는 시리 개발팀이 지나치게 비대하고 내부 갈등도 심하다는 평판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조직 규모도 축소된다. 이번 인력 재배치 이후 시리 핵심 개발팀엔 약 60명만 남게 된다. 시리 성능을 평가하는 팀에도 약 60명이 잔류할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애플이 시리의 대대적 개편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는 연례 세계개발자대회(WWDC)를 앞두고 진행됐다. 애플은 다른 주요 빅테크와 비교해 AI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4년 '애플 인텔리전스'와 함께 시리 개선 결과를 발표하면서 반전을 시도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는 내지 못한 상태다.
2년 전 공개한 시리 개선판도 실제 제품에 제대로 구현되지 못했다. 개발 지연이 이어지자 애플은 지난해 시리 조직을 이끌던 존 지아난드레아 수석부사장을 사실상 경질하한 데 이어 마이크 록웰이 해당 팀을 맡도록 하는 인사 조치를 단행했다.
업계에선 애플이 오는 6월 WWDC에서 자체 AI 모델 대신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로 구동하는 새로운 시리를 공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챗GPT와 비슷한 챗봇 형태의 시리를 함께 선보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시리는 한때 애플의 대표적인 음성 비서 서비스로 꼽혔지만 생성형 AI 경쟁이 본격화한 이후 존재감이 약해졌다. 애플이 개발팀 교육과 조직 재편, 외부 AI 모델 활용을 검토하는 것은 시리 경쟁력 회복이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다는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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