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원 9명인 방에서 18명이 칼잠을 잡니다. 예민해져 매일 싸움이 터지고, 교화는커녕 현장 교도관이 먼저 무너질 판입니다.”
지난 15일 경기 안양교도소에서 만난 한 교도관은 포화 상태인 수용거실을 가리키며 이같이 토로했다. 1963년 문을 연 안양교도소의 정원은 1700명, 현원은 2284명으로 수용률이 134.4%에 달한다. 과밀 수용이 낳은 극도의 스트레스가 수용자 간 폭력을 부추기고, 교도관들을 ‘사고 뒷수습’에 매몰시켜 교화 기능을 갉아먹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밀 수용의 피해는 수용자에게 그치지 않는다. 현장 교도관들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교화 업무는 뒷전으로 밀리고 폭행, 소란 등 교정사고 대응에 내몰리고 있다. 수용률 132%를 기록한 지난해 전국 교정시설에서 문제를 일으켜 조사받은 수용자는 2870명으로, 정원 1700명을 유지하던 2022년 대비 56.8% 급증했다. 수용자 간 갈등으로 인한 입실 거부 인원은 612명으로 두 배로 늘었고, 소란과 폭행은 각각 세 배, 두 배 폭증했다.
이는 교도관의 심각한 직무 스트레스와 트라우마로 이어지고 있다. 법무부가 지난해 2월 발표한 ‘2024년 교정공무원 정신건강 실태분석’에 따르면 조사 대상의 약 20%가 정신건강 위험군으로 파악됐다. 일반 성인 대비 자살 계획 경험률은 2.7배, 자살 시도 경험률은 1.6배 높다.
전문가들은 범죄자에게 세금을 쓴다는 부정적 법감정을 넘어 교정시설 투자를 ‘치안 인프라 비용’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안식 백석대 교정보안학과 교수는 “수용자 1인당 연간 2901만원의 경비를 투입하지만 실질적 교화가 없으면 재범을 낳는 매몰비용에 불과하다”며 “수년째 24~25%에 정체된 재범률을 낮추기 위해선 2차 범죄를 막기 위한 적극적인 예산 투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는 2018년 보고서에서 정신건강·약물치료 등 교화 프로그램에 1달러를 투입하면 최대 5.27달러의 경제적 편익이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정 장관도 이날 “교정 예산 투입은 범죄자에 대한 시혜가 아니라 재범을 막아 추가적인 사회적 비용을 방어하는 핵심 투자”라며 “실질적인 교화 환경을 조성해야 치안이 유지될 수 있다는 관점에서 교정·교화 정책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안양=정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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